[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마 어젯밤에 '내가 왜 그랬을까' 했을 것이다."
9일 동의대 야구장에서 만난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SSG는 하루 전 부산 사직구장에서 가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서 5대10으로 패했다. 첫 외부 연습경기에서 김 감독은 제주 스프링캠프 기간 가능성을 보였던 백업, 신예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최근 연습경기 3연승 중이었던 롯데의 힘을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김 감독은 결과보다는 내용에 주목했다. 그는 야수진의 활약을 두고 "첫 연습 경기 치고는 야수들의 스윙이나 (타격) 타이밍이 좋았다. 수비에서도 백업 플레이 등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투수진의 활약엔 아쉬움이 남는 눈치. SSG는 롯데에 10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14안타와 8볼넷을 허용했다. 선발 투수 정수민이 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1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는 변수가 있었지만,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진 못했다.
김 감독은 '자신감'을 강조했다. 그는 "주전들에 비해 여유가 없는 백업, 신예들에겐 한 경기가 전부고, 그만큼 간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자칫 제 실력을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하는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 스트라이크 투 볼에서 얼마든지 1~2개로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데, 계속 승부를 피하다 풀카운트까지 가면 결국 투수가 지는 것"이라며 "투수는 망설이는 순간 (타자와의 승부에서)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잘 하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건 자신감을 몸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며 "개막엔트리에 들지 못해도 시즌 중 얼마든지 (1군에) 올라올 기회가 있다. 지금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