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전수경(55)이 극중 내용에 대해 공감했다.
전수경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TV CHOSUN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피비(Phoebe 임성한) 극본, 유정준 이승훈 연출, 이하 '결사곡')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넝쿨당'에서는 내연녀를 연기했던 전수경은 임성한 작가의 신작을 만나 현모양처로 파격 변신을 했다. 그는 "의도치 않게 그쪽으로 많이 이미지가 소모가 됐다. 타고나기를 서구적으로 생기고, 서양적이면 조금 더 그렇게 자유분방할 거라고 생각하는 이미지가 있으니까 그런 역할을 할 때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런데 프로 의식인 거다. 내가 기왕 맡은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하고, 감정몰입을 해서 타당성을 만들고 역할을 했고, 그걸 나쁜 역할을 하니까 내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우로서 그런 역을 소화하는 즐거움이라 생각했다. 지금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와는 다를 수 있는데 내면의 저를 들여다 보면 제가 사실 가정적이다. 남들이 외모에서 느끼지 못하게 소녀소녀한 부분도 있다. 그래서 드라마 찍다가 전노민 씨가 저한테 '어떻게 이 여자는 이렇게 남편을 쉽게 보내주냐'고 하더라. 처음에 떠나지 않게 하려고 잡다가 결국은 온갖 핑계를 대면서 그렇게 했을 때 아이들에게 눈치만 안 채게 한다면 허용하겠다고 하고 이혼하게 되는 과정에서 시은이의 입장을 너무 잘 이해했고, 저도 전남편의 외도를 겪어봐서 그때 순하게 대응을 했다. '이런 여자가 있겠냐' 해서 '이런 여자가 아마 많을 거다'고 했다. 이 역할을 하는데에 상상력을 많이 동원했다기 보다는 내 안의 이시은을 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임성한 작가 역시 전수경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작업을 한 듯한 모습. 그러나 전수경은 "첫 작업이고 작가님이 저를 잘 모르시는데 김보연 선배님을 아시니까 저랑 잘 안다. 제 얘기를 그렇게 잘 들으신 거 같은데 깜짝 놀란 것이 사람을 꿰뚫어 보는 예지력이 있나 싶을 정도로 각 캐릭터의 상황을 만든다. 노민 씨도 첫사랑과 결혼했던 이야기를 하고 제 얘기도 나누는데 둘이 동갑이고 상황적으로 잘 맞아떨어져서 '사람을 뚫어보는 힘이 있으신가' 싶을 정도로 놀란 적이 있다. 실제로 저도 짠순이였다. 제 오랜 친구가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하면서 '어쩜 네 모습과 똑같냐'고 하더라. 저에게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은 몇몇만 안다. 요즘은 그렇게 너무 절약하지는 않는다. 그런 부분도 참 닮아 있는 모습이고, 애들을 좀 끔찍하게 아끼는 모습이 있는데 다른 분들이 못본 모습이 있나 보다 싶었다"고 말했다.
'결사곡'은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 전수경은 "워낙 실력이 있으셔서 제가 작가님에게 기대를 한다면 어줍잖고, 근데 어떻게 보면 작가님이 일일극을 쓰셨어서 그런 부분을 이해했다. 계속 연장해야 해서 막장요소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현실감이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우리 주위에 개개인의 삶을 깊이 들여다 보면 물론 아주 평범하고 따뜻한 사람들 외에 특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바람 피우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로 피우더라. 그런 어떤 모습들을 인물마다 그걸 모아서 펼치다 보니 개별적으로 떨어뜨려 보면 '구미 사건' 등을 보면 인생이 드라마보다 더한 경우가 많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님에게 바란다기 보다는 여자들의 50대 여자들이 드라마에서 자기의 사랑을 고민하고 그런 경우가 드물잖나. 주인공의 이모, 엄마, 내 아들의 사랑 이야기에 관련한 에피소드가 생긴다거나 그런 거지, 본인의 사랑이나 아픔을 다뤄주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같은 여자로서 여자 배우들은 그런 걸 너무나 표현하고 싶고 연기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없는 거 아니냐. 세 여자의 아픔과 독립하는 모습에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 나와서 어제도 저희 작품 다 끝나고 부혜령(이가령), 사피영(박주미)과 채팅방이 있는데 멋있게 홀로서기하는 드라마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시즌1 수고했고, 앞으로 긴장 늦추지 말고 멋있게 연기하자고 했다. 그런 부분을 잘 펼쳐주고 계시고, 내연녀들도 연기해야 하는 부분에서, 그들도 인간 본연의 감정을 보여줄 거다. 좋은 연기로 남을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여자들의 심리가 잘 보여진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싶은 게 제 소망이다"고 말했다.
전수경은 감정적으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시은에게 가장 많이 동화됐을 때가 초반 오열이었다. 6부까지 쭉 흐르는 감정적인 부분으로 가지 않았나. 노래방에서 '오래 살았으니 헤어지자'는 등의 통보를 받고 이 여자가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나 싶고, 어떻게든 여성으로 보이기 위해서 안 입던 슬립을 찾아서 꺼내서 입고, 샤워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신이 저는 좋았다. 덤덤한 슬픔 속에 물을 맞으면서 직접 눈물을 흘리지는 않지만, 그런 내면을 표현해야 하는 부분들, 그렇게 노력했음에도 그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언제 애들에게 얘기할 거냐'고 하면서 이 사람에게 막 따지는 부분이 심정적으로 가장 가슴이 아픈 부분이었다. 그때 '파스 냄새가 싫고 고생하는 걸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에서 먹먹한 상황에서 시은은 슬픔을 감추고 아침 준비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 소리내 오열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을 연기할 때가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이고, 우람이가 파자마 파티를 할 때 하필이면 아이들을 위해 애쓰고 식사도 마련하고 그런 상태에서 남편이 술 먹고 들어와서 '여자가 있다'는 얘기를 할 때가 가장 힘든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추측들도 이어졌다. 극중 박해륜이 동성애자라는 등의 추측이 있던 것. 전수경은 "엄청 추측을 많이들 하시더라. 저희는 여자를 만난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니, 그 셋 중 누군지는 말을 안 해주셨지만, 그런 게 나왔을 때 '이선배'라고 하지 않나. 그런 걸 젊은 분들은 잘 이해를 못한 거다. '이선배' 남자 같고, 그리고 선생님의 전작에서 게이 같은 부분들을 다루셨던 거 같다. 그걸 일부러 또 작가님이 의도해서 많은 분들이 추측하라고 만드신 깊은 뜻이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인기몰이를 할 때 추리를 하면서 얘기를 관심을 갖고 그랬다. 제 친구가 전화와서 '도대체 누군지 알려달라'고 하더라. 서로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다' 하면서 내기를 하는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짝 맞추기를 되게 큰 유행처럼 했는데 일부러 작정하지 않았나. 서부장님 설도 있었는데 가끔 보면, 저희는 몇 부 뒤는 아니까 딱 보면 '이렇게 할 거 같은데'하고 맞추는 분들이 있더라. 이 분들 대단하다 그랬다. 또 저와 서부장의 '썸'을 예상한 분들도 있는데, '50대 신데렐라인가?'이랬는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밝혔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은 잘 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뤘다. 시즌1을 마치고 현재 시즌2 촬영에 돌입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