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연기 보는 맛'이 있을 거라는 조용원 PD의 말에 믿음이 실릴까. 박혁권과 장소연이 다소 무거운 부모의 감정을 담아낸다.
JTBC는 22일 드라마페스타 2021 두 번째 작품인 '아이를 찾습니다'(김보라 극본, 조용원 연출)의 제작발표회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박형권과 장소연, 조용원 PD가 참석했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잃어버린 아이를 11년 만에 되찾은 부부가 겪는 삶의 아이러니를 그린 드라마로,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의 소설이 원작이다. 박혁권과 강미라가 세살배기 아들 성민을 대형마트에서 잃어버린 부부 조윤석과 강미라로 각각 분해 심리 변화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조용원 PD는 "아이를 잃어버린 부부가 11년 만에 아이를 되찾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아이만 찾으면 그 전의 행복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부부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을 마주히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조 PD는 "김영하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데, 소설을 보자마자 드라마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아이를 찾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찾은 이후에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 색다르게 느껴졌고, 아이를 찾는 분들의 이야기가 저나 제 주변에서도 다른 형태로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연출하게 됐다"고 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기에, 원작과 드라마의 차별점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졌다. 조 PD는 "원작을 드라마화 하고 싶어서 2017년에 판권을 사러 갔었다. 그 당시엔 여러 이유로 살 수 없었고, 3년 뒤인 작년에 이 소설이 다시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다시 찾아갔는데 다행히 판권을 살 수 있었다. '이 작품이 나에게 올 운명이었나' 싶었다. 원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고, 저희가 새롭게 만든 캐릭터들도 있고, 인물들의 서사나 관계를 좀 더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아이를 잃어버리기 전과 후, 그리고 아이를 찾은 이후의 감정 변화가 돋보이는 작품. 박혁권은 "대본을 받고 감정 라인들이 강한 부분이 있어서 배우 입장에선 좋아하는 소재였다. 센 감정 표현을 배우들은 좋아한다. 저도 그런 편이고, 대본을 보고 '이건 남 주기 아깝다, 내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소연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아무 지식 없이 대본을 읽었는데, '혹시 실화로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저에겐 공감도 되고, 저는 애가 없지만 누군가의 사건이 너무 잘 느껴지더라. '이게 혹시 진짜 일어난 일을 쓴 게 아닐까' 싶었는데, 원작이 따로 있는 작품이더라. 우리 주변에서 누군가의 욕망때문에 범죄로 인해 납치나 유괴를 당하고, 피해를 입음으로 가정이 무너지고 아이가 오고난 이후에도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의 희망도 자리잡아 있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입장의 분들에게도 공감이 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제작진의 만족도도 높았다. 조용원 PD는 "윤석은 신마다 표현해야 하는 감정이 여러가지고 복잡했다. 연출인 저로서도 '연기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윤석의 캐릭터가 아이를 세 살에 잃어버리고 11년 만에 아이가 돌아오기 때문에 전형적인 아버지의 것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연기인데, 박혁권 배우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흔쾌히 해준다고 해서 작가님과 제가 너무 좋아서 밤에 길게 통화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이어 "미라의 경우에도 저희가 아이를 잃고 슬픔에 잠긴 모습을 극적으로 캐릭터가 표현되는 부분이 있어서 현실감 있게 그려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했다. 아이를 잃어버리기 전, 후, 아이가 돌아온 이후의 포인트를 잘 표현하는 장소연 씨가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빨리 답을 주셔서 좋아서 동네방네 자랑했다. 드라마를 보시면서 '연기 보는 맛'이 뭔지 아실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연기 보는 맛'이 뭔지 알려줄 두 배우의 연기력에도 관심이 쏠렸다.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박혁권은 "심리적으로 복잡한데, 복잡한 심리를 동시에 표현할 수는 없다. 세분화시켜서 본질을 남겨두는 것이 기본이었고, 근본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오히려 걷어내고 목표점을 타이트하게 최소화시키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소연은 "처음엔 절박한 마음에 하지만, 나중에 어떤 정신적 병도 생기면서 증상이라거나 원인을 찾아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 제가 길을 가다 보면 아이를 잃어버린 현수막을 보게 되는데 기억에 남는 현수막이 있었다. 그게 너무 기억에 남아서 찾아보니 20년 정도를 아버님이 전국 방방곡곡에 붙이시더라. 전단지에서 잊을 수 없는 문구가 있는데, 자녀를 찾아주는 분에게는 신장을 팔아서라도 보답하겠다는 문구가 가슴이 아프더라. 자식을 위해서는 목숨을 내줄 수 있는 그 정도의 절박함과 간절함이 담겨 있어서, 내가 이걸 다 이해할 수 없지만, 자식을 나보다도 사랑하는 마음과 걔를 살리기 위해서는 나를 어떻게 하겠다는 절박한 마음과 간절함을 인물을 표현하며 놓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꽉 잡으려고 했던 작품이다"고 밝혔다.
조 PD는 '아이를 찾습니다'가 줄 메시지에 대해 "살다 보면 인생이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는 않는 거 같다. 기대했던 순간에 절망이 오기도 하고, 절망했던 순간에 한줄기 빛처럼 희망이 오기도 하는데. 원작에도 '기대했던 것과 달리, 결승점에 도달했을 때 우리의 예상과 다른 점이 펼쳐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내용이 있는데, 시청자 분들도 찾지 않으실까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관전포인트에 대해 박혁권은 "'이게 첫 연출작이야?'라고 느끼실 거다. 촬영 감독님과 현장에서 많이 상의하셔서 영상미도 좋다"고 짚었다. 장소연은 "이 얘기 자체가 제가 겪은 일이 아니지만 공감이 갔던 이야기라서, 나이 상관 없이 결혼유무 상관 없이 누군가에게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 대본을 보고 많이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한 번 보시면 '찌르르'하는 것이 있을 거 같다"고 예고했다.
'아이를 찾습니다'는 22일과 23일 양일간 오후 9시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