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성난 민심, 그리고 벤투 달래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긴급 사과문을 발표했다. 축구 역사에 기록될 한일전 참패로 분위기가 뒤숭숭하자,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카드다.
한국 A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0대3 패배를 당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이번 한일전은 패배 여파가 너무 컸다. 선수 발탁 과정부터 잡음이 나왔고 아무리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진 약한 전력이라 해도 선수들의 투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에 상대의 전술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도력에도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정 회장은 하루 만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정 회장은 "한일전 패배에 실망하신 축구팬, 축구인, 국민 여러분께 축구협회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대표팀 전력을 다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판단해 한일전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기를 추진했다"며 코로나19 악재 속 일본 원정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 회장은 먼저 이번 한일전 여파로 상심이 클 수 있는 벤투 감독을 챙겼다. 쏟아지는 비판에 대한 방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정 회장은 "이번 패배에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6월 있을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둔 가운데,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벤투 감독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번 일본전 준비 과정 불협 화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정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6월부터 시작될 월드컵 예선에서는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에게 새롭게 달라진 대표팀, 기쁨과 희망을 주는 대표팀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결국, 대표팀과 K리그 구단 사이의 '불통' 문제도 어느정도 인정하며 민심 달래기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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