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비혼모 가정은 정상이 아니다?" 방송인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에 대한 찬반 논쟁이 더욱 뜨거워 지고 있다.
대표 육아 예능인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최근 '자발적 미혼모'를 자처한 사유리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아빠 육아'를 보여줬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한 첫 여성 슈퍼맨인 사유리는 지난 해 정자은행에서 장자를 기증받아 임신과 출산을 해 화제를 모았다. 그런 사유리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보여줄 비혼모의 일상과 육아 과정에 대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사유리 출연에 대한 예상치 못한 찬반 논쟁이 불거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결혼하는 젊은 이들이 줄어들고 있는 시기에 공영 방송국이 비혼모를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시키는 것은 비혼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더욱이 비혼 정자기증이 불법인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비혼 가정을 보여주는건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KBS 시청자권익센터에는 "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씨의 출연에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24일에 올라온 이 청원글에는 일주일만에 32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글 게시자는 "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방식의 대표적인 모습은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 결혼이라는 백년가약을 맺고, 그 안전하고 튼튼한 테두리 안에서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모습"이라며 "사유리가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은 긍정적이 아름다운 모습만 골라 방영돼 비혼이 미화될 것이며 어린이, 청소년 시청자들의 '결혼'과 '가정' 가치관 형성에 매우 편파적이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을 넘어서 사유리의 출연을 반대하는 규탄 기자회견까지 열렸다.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은 30일 KBS 앞에서 규탄 회견을 열고 "사유리 '슈돌' 출연 절대 반대"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홍영태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 운영위원장은 "결혼하기 싫으면 정자은행을 통해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고 살아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려고 하기에 분노를 금할 수 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물론 이 같은 의견에 대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다양해지고 있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공영방송이 해야할 일"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생각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 부모 가구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7.3%로 집계됐다. 또 기존 기혼 가구에게만 지원되던 가족 정책도 다양한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비혼모를 자처한 사유리는 비혼 가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이에 따라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이 자리 잡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겠다는 사유리의 당당한 외침에 응원과 지지의 댓글도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다양한 가족 형태는 이미 불가피한 시대가 됐다"라며 "편견과 차별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BS 측은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은 비혼 장려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사유리 가족 역시 다양한 가족의 형태 중 하나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유리의 하차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유리는 일본의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 해 11월 아들을 출산했다. 현재 아들 젠과 함께 한국에 거주중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