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0일 이상 숙박업소에서 일회용 위생용품 무상 제공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호텔들이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3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롯데시티호텔과 L7호텔은 일회용 용기를 대체할 300㎖ 용량의 샴푸 용기를 주문 제작했다.
이들 호텔은 작은 일회용 비누를 액체형 비누로 변경하고 샴푸·컨디셔너·바디워시·로션은 다회용 대용량 용기에 담아 놓을 방침이다.
5성급 특급호텔들의 고민은 더욱 크다. 어떤 일회용품을 갖췄는지가 호텔 숙박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정도로 고객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투숙 일이 다른 고객과 공유되는 다회용 제품들을 들여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2019년 정부 규제 계획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특급호텔에 어떻게 대용량 샴푸를 놓느냐'는 반발이 나왔다"면서도 "현재는 경영계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라 일회용품 퇴출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5성급 특급호텔은 대용량 용기를 고급화하거나 고급 샴푸 브랜드와 협의를 통해 대용량 제품을 공급받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욕실 내부에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대신 대용량 제품을 비치했다'는 안내문을 두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욕실 내 샴푸, 바디워시 등을 대용량 용기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각 호텔과 리조트의 지리적 특성,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 대용량 제품을 맞춤형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