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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KBS에서 아나운서를 시작한 왕종근. 왕종근은 부산에 얽힌 추억에 대해 "대구에서 대학 졸업하고 아버지 따라 부산에 왔다. 나의 희망은 아나운서였다. 근데 될 가망이 없으니까 암담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신문으로 모집 공고만 찾는데 '로댕아트컴퍼니'라는 회사의 공고가 있더라. 조각품들을 축소해서 팔아야 했다. 두 달 동안 하나도 못 팔았다"고 토로했다. 왕종근이 찾는 사람은 회사 동료 중 한 명이었다. 왕종근은 "부산에 연고가 없는데 나를 데리고 다녔다. 단짝 같은 형이었다"고 최상훈 씨를 찾는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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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말을 잘해 자연스럽게 아나운서를 꿈꿨던 왕종근. 왕종근의 목소리는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것이다. 왕종근은 "아버지가 군인이신데 목소리가 참 좋으시다. 행사에서 아버지가 사회를 보셨다"며 "근데 아버지가 군인 답게 무서웠다. 아버지가 내가 아나운서 된다 했을 때 안 된다고 안 믿으시더라. 경상도 사투리 때문에"라고 냉정했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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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는 아버지가 군인이라고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왕종근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우리 집 가사 도우미가 갑자기 나를 불러서 '지금 아버지 네 아버지 아니야'라고 하더라. 삼촌이 내 아버지고 숙모가 어머니라더라. 잘 살았던 그 집은 큰집이었다"고 밝혔다. 삼촌으로, 숙모로 알고 지냈던 사람이 알고 보니 친부모였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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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에서 지내야만 했던 이유는 건강 때문이었다. 왕종근은 "나를 낳자마자 애가 너무 커서 엄마몸이 안 좋아졌다더라. 젖을 못 먹이니까 나까지 아팠다. 둘 다 아파 감당이 안 돼 큰집으로 나를 보냈다"며 "큰 집에 갔는데 곧 올 줄 알았다. 엄마도 나도 몸이 좋아졌는데 큰아버지가 나한테 빠져버리셨다. 아이를 달라고 하지 말라더라. 이후 매일 떼쓰고 난리를 쳐서 결국 친부모집으로 갔다"고 밝혔다.
최상훈 씨 대신 최상훈 씨의 아내가 찾아왔다. 아내 조갑선 씨는 "2001년도에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갔더니 암이라고 하더라. 위에서 췌장까지 전이가 됐다. 수술은 잘 됐는데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패혈증이 와 회복이 안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최상훈 씨는 생전 아내에게도 왕종근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조갑선 씨는 "승승장구할 거라고 잘 될 거라고 늘 이야기하셨다. 서울에 발령 받았을 때도 너무 좋아했다. 잘 될 줄 알았다고 축하했다"고 떠올렸다. 왕종근 역시 "서울에 안 가려고 했을 때도 '큰 데 가서 마음껏 날개 펴봐라'라고 했다"고 고마워했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