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이래서 '무쇠팔'인가.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60㎞에 육박하는 강습 타구를 맞고도 멀쩡하게 투구를 마쳤다.
데스파이네는 2일 수원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2볼넷을 내주고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6번째 등판서 5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올렸다. 9-1로 앞선 7회 교체돼 시즌 3승 요건도 갖췄다.
이날 데스파이네에겐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0-0이던 2회초 투구에서다. 1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데스파이네는 2회 선두 김민식에게 초구 144㎞ 직구를 던지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직선타를 허용했다. 타구는 데스파이네의 오른쪽 전완부를 그대로 강타했다. 투구를 하는 팔이었다. 피할 겨를이 없었다. TV 중계 화면에 찍힌 김민식의 타구 속도는 159.4㎞.
데스파이네는 자신의 뒤에 떨어진 공을 주워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잡은 뒤 주저앉아 오른팔을 감싸쥐었다. 깜짝 놀란 KT 더그아웃에서 트레이너와 투수코치가 뛰쳐나가 데스파이네의 상태를 살폈다. 구장 의료팀까지 출동했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팔을 몇 번 흔들고 연습투구를 하고 난 뒤 괜찮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곧바로 경기가 진행됐다. 다음 타자 김태진을 상대로 초구를 던질 즈음 1루쪽 KT 불펜에 이보근이 등장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강철 감독이 불펜에 직접 전화를 넣어 다음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데스파이네는 김태진에게 유격수를 뚫고 좌중간으로 흐르는 안타를 내줬다. 이어 박찬호에게 146㎞ 투심을 구사하다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허용해 김태진이 홈을 밟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데스파이네의 상태가 온전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데스파이네는 김호령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박정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원준을 126㎞ 커브로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1-1 동점이던 3회부터는 더욱 안정감을 보였다. 김선빈, 프레스턴 터커, 최형우를 가볍게 요리했다. 터커를 상대로는 152㎞ 투심을 던졌고, 최형우는 커터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 역시 10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잠재웠다. 3-1로 앞선 5회도 삼자범퇴였다. 6회에는 1사후 터커에게 우익수 뒤로 빠지는 3루타를 내줬지만, 후속타를 막고 역시 무실점으로 넘겼다.
KT에 입단한 지난해 데스파이네는 207⅔이닝을 던지며 강철 어깨를 자랑했다. 시즌 내내 4일 휴식 후 등판을 기본 패턴으로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도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6일 로테이션이 한 번 있었고, 이날 KIA전은 4번째 5일 로테이션 등판이었다.
99개의 공을 던지며 호투한 데스파이네는 평균자책점을 2.27에서 2.15로 낮췄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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