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1 KBO리그의 '유통대전'은 싱거운 결말로 치닺는 걸까.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초반 행보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40경기를 치른 24일 현재 SSG는 23승17패, 승률 0.575로 삼성 라이온즈(24승18패, 승률 0.571)에 승률에서 앞선 단독 1위다. 반면 롯데는 15승25패, 승률 0.375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두 팀의 격차는 미미했다. SSG는 12승11패, 롯데는 10승13패였다. 그러나 탐색전을 마치고 본격적 레이스에 접어든 5월 SSG가 11승(6패)을 수확하는 동안, 롯데는 단 5승(12패)을 얻는데 그쳤다. 4월까지 2경기차였던 격차가 8경기차까지 벌어졌다.
두 팀은 올 시즌 KBO리그의 대표적 라이벌로 떠올랐다. '후발주자'인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판을 깔았다. 음성기반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에서 야구 팬과 소통하며 '업계 1위' 롯데를 저격했다. "본업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롯데를 보면서 야구단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걔네(롯데)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 등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도발이 이어졌다. 롯데는 이런 정 부회장의 도발에 특별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유통 중심인 신세계와 달리 화학, 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기업 규모나 재계 순위에서도 크게 앞서는 만큼 굳이 대응할 이유가 없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그러나 연이은 정 부회장의 도발에 롯데 구단 뿐만 아니라 모기업 내부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런 장외 신경전은 결국 올 시즌 성적에 따라 결말을 맺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까지는 SSG의 완승이다. SSG는 최주환 및 외국인 투수 부상 악재를 딛고 꾸준히 승수를 쌓아갔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마운드가 서서히 안정감을 찾아갔고, 타선 응집력도 살아나면서 강팀 DNA를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 최근엔 스타벅스데이 등 공격적인 마케팅까지 앞세워 흥행 면에서도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반면 롯데는 이달 중순 '현장 리더십 교체' 승부수를 띄웠지만, 좀처럼 반등 포인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성적 뿐만 아니라 성민규 단장-허문회 감독 간 대립이 표면화 되면서 야구계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도 이어졌다. 초반 행보를 놓고 보면 1위-10위 이상의 격차다.
본격적인 승부는 이제부터라는 시선도 있다. 롯데는 래리 서튼 감독 취임 뒤 성민규 단장이 주도해 온 프로세스를 현장에 본격 대입하고 있다. 야심작인 포수 지시완이 1군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고, 김민수 등 퓨처스(2군)에서 육성한 선수들도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SSG는 르위키, 김상수의 1군 복귀, 불펜 안정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까지 두 팀의 간격이 얼마든지 좁혀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시점. '유통대전'을 향한 관심의 끈을 놓긴 이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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