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보면 '선발 투수 놀음'이다. 5~6이닝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는 소위 '계산이 서는' 투수를 많이 가진 팀이 그만큼 유리하다. 뛰어난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 거기에 탄탄한 체력까지 뒷받침 되는 선발 투수의 능력은 불펜 투수 운영 부담까지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KT 위즈-SSG 랜더스전은 이런 두 팀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 승부였다.
이날 KT는 고영표, SSG는 조영우를 각각 선발 예고했다. 고영표는 앞선 9차례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8번이나 기록한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였다. 반면 SSG는 최근 아티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이 부상으로 차례로 이탈하며 빈 선발 구멍을 메우기 위해 올 시즌 19경기에 모두 불펜으로 나선 조영우를 대체 선발로 내세웠다.
초반 흐름은 SSG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고영표는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2회엔 2사 1, 3루, 3회엔 2사 만루 등 잇달아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반면 조영우는 3회 1사후에야 KT에 첫 안타를 내줄 정도로 '깜짝투'를 펼쳤다.
그러나 선발 투수의 차이는 경기 중반부터 확연히 드러났다. 고영표는 KT 타선이 4회초 연속 3안타와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만들어내자,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늘어나던 투구수 역시 빠르게 줄여갔다. 6이닝 무실점으로 또다시 QS 투구를 펼쳤다.
SSG는 조영우를 4회까지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런 등판에서 여느 선발 투수와 같은 5~6이닝 소화 및 100개의 투구 수를 기대할 순 없었다. 5회부터 매 이닝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면서 부담감은 커졌다. 여전히 1점차가 유지되던 7회초 필승조 이태양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2실점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KT는 고영표가 마운드를 내려간 8회초 안영명이 SSG 최 정에 투런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고영표의 호투 속에 벌어놓은 3점이 있었다. 9회초 심우준의 쐐기포까지 터뜨린 KT가 결국 승리를 안았다. 양팀 마운드를 지킨 선발 투수의 무게에서 갈린 승부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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