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영국을 방문해 국제 외교 무대에서 미국의 복귀를 다시 한번 알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 도착 후 첫 일정으로 로열 공군기지 밀덴홀에서 미군 장병과 그 가족을 향한 연설에서 "미국이 돌아왔고 민주 국가들이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제일 힘든 도전과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슬로건은 고립주의 성향이 강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폐기하고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과 다자적 접근법을 강조해온 바이든 외교 노선의 상징어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취임 후 해외 정상들과 첫 통화 때 가장 먼저 꺼낸 말도 바로 이 표현이었다.
실제로 오는 16일까지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트럼프 행정부 때 금이 간 유럽 국가와 동맹을 복원하고 중국, 러시아 견제를 위해 민주 진영의 공동 전선을 형성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을 함께 모을 때 국가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세계가 변하고 있어 어떤 단일 국가도 홀로 행동해선 오늘날 직면한 모든 도전 과제에 대처할 수 없다"며 동맹의 현대화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사의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는 그냥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 시대에 엄청난 기회를 잡기 위해 일어설 때 탁월하게 더 잘할 것임을 입증해야 할 순간이 우리에게 닥쳤다"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의 환대서양 동맹에 대해선 "영국과 유럽, 미국을 위한 강력함의 필수적인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미래는 전쟁의 불길 속에서 굳어지고 수세대에 걸쳐 미국인들이 구축한 유럽과의 오랜 동맹을 회복하는 데 달려 있다고도 했다.
이날 연설이 진행된 공군 기지는 미군이 거의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곳으로, 그 역사가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미소 냉전 시절에는 핵 억지를 담당한 미 전략공군사령부의 핵심 기지로 기능했다. 2015년 폐쇄 위기에 처했지만 2년 전 유지로 결론 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릴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알아야 하는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해 회담하는 것이라면서 "나는 분명하다.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해로운 활동에 관여할 때 강력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이미 (푸틴 대통령에게) 이를 보여줬다"며 "나는 미국과 유럽, 다른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을 침해할 때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러시아에 저자세 외교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우크라이나, 사이버 공격 등을 문제 삼아 강공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이번 회담은 제3국에서 만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면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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