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준비를 잘 하면 후반기에 분명 기회가 올 것이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올시즌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고 있는 좌완 손주영을 1군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류 감독은 "후반기에 준비를 잘 하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전반기 막판 우천 취소가 아니었으면 1군에 들어갈 순서였는데 기회를 못 얻었다"고 밝혔다.
손주영은 2017년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해 1군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2019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2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6월 복귀했다. 이후 2군서 꾸준히 성장세를 밟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류 감독은 "2차 1번 지명을 받았는데 작년 제대 후 후반기부터 구속과 몸 상태가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올해 스프링캠프서도 기대를 했다. 다만 현역 출신이라 몸 만드는 과정이 상무 출신보다 길더라. 중간에 브레이크가 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현역병으로 복무했기 때문에 복귀 후 몸 만들기에 시간이 걸렸다는 뜻이다.
그러나 손주영은 류 감독의 언급대로 구위에 힘을 붙이며 올시즌 2군서 호투를 펼쳐보였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6경기에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0.75, 피안타율 1할6푼7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9일과 7월 4일 두 차례 선발등판서 각각 6이닝 3안타 1실점, 7⅔이닝 4안타 무실점을 기록해 1군 선발 후보로 주목받았다.
류 감독이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 그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다. 손주영은 3이닝 동안 11타자를 상대로 1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던졌다. 황재균 양의지 오재일 오지환 박건우가 손주영의 빠른 공과 다채로운 변화구에 막혀 삼진을 당했다. 이민호 이상영에 이어 LG에 또 한 명의 쓸만한 선발 '영건'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가득했다.
잠실구장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손주영은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묻자 "처음엔 연습경기니까 2군 경기처럼 마음으로 편하게 준비했는데, 대표팀이니까 긴장을 했다"며 "(1회 무사 1루서)지환이 형 타석에서 투볼로 시작한 다음 플라이로 아웃시키고 나서 마음에 여유 생겨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3회 박건우 선배 삼진 때 투심을 던졌고, 그 외에도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까지 다 던졌다"면서 "2군서 김경태 코치님 권유로 포크볼을 던져 봤는데, 많이 던지면 안 좋은 인식이 있어 투스트라이크 이후 결정적일 때 한 번 던졌다. 완벽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손주영은 코너워크보다는 높낮이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데이터분석팀과 연구를 했는데 가운데 높은 공 피안타율이 제일 낮게 나왔다. 좌우코스를 공략할 필요가 없다. 아무래도 좌우를 넓게 보니까 제구가 좋아졌다"고 했다.
손주영은 후반기 목표에 대해 "전반기에 2군서 퀄리티스타트도 하고 7이닝도 던져봤다. 2년을 쉬다 보니 2군에서 많이 던지고 1군을 가야 적응하기 편하다는 점에서 잘 된 것 같다"며 "1군에 올라가면 편한 마음으로 내 밸런스대로 던지고 싶다. 무슨 보직이든 좋다. 긴장하지 않으면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손주영은 "군대에서 축구와 풋살, 웨이트를 하면서 몸도 좋아졌다. 몸이 말랑말랑했는데 더 탄탄해진 느낌"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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