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하나의 플레이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12일 대구 두산전에서 9대2 대승으로 후반기 첫 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 승리의 숨은 배경에는 1회초 김헌곤 이학주가 합작한 환상적 중계플레이가 있었다.
긴장감 속에 후반기 첫 등판한 삼성 좌완 선발 백정현. 1회 스타트가 중요했다.
1회초 1사 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3번 박건우가 백정현의 체인지업을 강하게 당겼다. 빨랫줄 같은 홈런성 타구. 끝까지 쫓아간 좌익수 김헌곤이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 캐치했다. 지체 없이 유격수 이학주에게 송구했다. 공을 받은 이학주는 강한 어깨로 1루에 정확하게 뿌려 1루주자 페르난데스를 포스아웃 시켰다. 전광석화 같은 송구의 향연 속 병살타가 완성되는 순간.
이날 백정현이 펼친 7이닝 8K 무실점 환상투의 발판이었다.
실제 그는 경기 후 "초반 위기가 올 수 있었는데 호수비로 마무리 되면서 투구 리듬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두 선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경기를 지배한 백정현의 호투를 칭찬하면서 "1회 수비 때 좋은 중계플레이로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 순간을 승리의 숨은 요인으로 꼽았다.
이학주의 호수비 행진. 끝이 없다. 3회에도 1사 후 강승호의 느린 땅볼 타구를 빠르게 대시해 빠른 송구로 1루에서 아웃을 잡아내며 백정현의 호투 행진을 도왔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1일 대구 두산전 역시 이학주의 환상 수비가 빛났다.
선발 몽고메리가 5회 강승호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은 직후, 허경민의 투수 쪽 강습타구가 이학주 쪽으로 굴절됐다. 1루 쪽으로 몸이 쏠렸던 이학주는 역모션 맨손 캐치로 공을 잡아 강하게 1루에 뿌렸다. 간발의 차로 아웃. 호수비 하이라이트에 나올 법한 환상의 맨손 캐치였다. 이학주 덕분에 몽고메리는 더 이상 흔들림 없이 5회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9회에도 선두 박계범의 3-유간 깊은 타구를 강한 어깨로 잡아내며 명불허전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비록 첫 2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학주는 타석에서도 팀을 위해 헌신했다.
11일 경기, 3-2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자발적 희생번트로 1루주자를 2루로 보냈다. 다음날 허삼영 감독은 "나도 놀랐다"며 "팀을 위해 희생한 자발적 움직임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학주는 다음날인 12일에도 2-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2루에서 상대 내야진의 압박수비를 뚫고 착실한 보내기 번트로 곽 빈의 송구 실책을 유도했다. 삼성은 이 찬스에서 3점을 보태며 5-0으로 달아났다. 이날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이학주는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동안 구설수에 올랐다.
훈련 시간 지각으로 선수단 내규에 따라 벌금을 내고 2군에 내려가 근신 시간을 가진 것. 잘못을 했고, 그 만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다시 합류한 1군 무대.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묵묵하게 수비 등 제 역할에 충실하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 경기가 중요한 삼성의 후반기 총력전. 미안함 마음을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로 갚아가고 있는 이학주의 존재감이 든든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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