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전종서, 그녀는 영화의 척추이자 나의 영웅이다."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메가폰을 잡은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과 주연배우인 케이트 허드슨, 에드 스크레인 등이 참석했다. 전종서는 이번 영화제에 아쉽게 불참했다.
전종서의 공석에도 불구하고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은 전종서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전종서는 정말 놀랍고 순수하고 본능적인 무언가가 있는 한국 배우"라면서 "극중 그녀는 북한 출신으로 나오는데,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 그녀는 많은 백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녀의 캐릭터에 대한 후속편이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전종서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이 영화의 대본을 완성할 때쯤 나와 함께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던 배우 스티븐 연이 '버닝'(이창동 감독)을 꼭 봐야 한다고 추천했다. '버닝'은 스티븐 연이 전종서와 함께 찍은 전종서의 데뷔작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바로 이 여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전종서에게 연락해 그녀의 연기 영상 테이프를 받고 싶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그녀가 버거 같은 걸 먹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그 모습이 딱 내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그녀가 LA에 와서 함께 일주일간 시간을 보냈고 '스플래시' 같은 많은 영화를 함께 봤다. 전종서는 영어를 할 줄 알긴 하지만, 잘 하지 못했다. 우리는 함께 언어를 배웠는데, 오히려 그 경험으로 더욱 친밀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종서는 이 영화의 척추같은 역할이다. 그녀는 정말 놀랍고 나의 영웅이다. 그녀가 지금 함께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녀는 현재 다른 영화의 촬영중이다"고 강조했다.
2016년 '더 배드 배치'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던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은 미국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비범하면서도 위험한 힘을 지닌 소녀가 정신병원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케이트 허드슨을 비롯해 크레이그 로빈슨, 에드 스크레인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다.스크린 데뷔작이었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으로 한국 영화제에 얼굴을 내밀자마자 2018년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하며 레드카펫을 밟았던 전종서는 첫 번째 할리우드 진출작인 '모나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으로 베니스 국제영화제까지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특히 이번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가 경쟁 부문은 물론, 비경쟁 부문에도 단 한편의 영화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전종서의 할리우드 진출작의 초청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종서는 '비치 온 더 비치', '밤치기', '하트' 등 독립영화계에서 독창적인 연애 영화로 주목을 받아온 정가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 '우리 자영'(가제)에 손석구와 함께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 중이며, 유명한 스페인 드라미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넷플릭스 오리리지널 '종이의 집'에도 캐스팅됐다. 지난 5월에는 안소니 홉킨스, 제시카 알바, 베네딕트 컴버배치, 폴 러드, 돈 치들, 아콰피나, 세스 로건 등이 소속된 대형 할리우드 에이전시 UTA와 전속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할리우드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할리우드에서는 레이첼 준(Rachel Ju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