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SSG 랜더스의 최 항(27)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형 최 정(34) 못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 항은 지난 1일 확대 엔트리 실시와 함께 1군에 콜업됐다. 지난 5월 1군에 올라와서 5경기에 타율 2할5푼(16타수 4안타)을 기록했던 그는 1군에 안착하지 못한 채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퓨처스리그 30경기에서 타율 3할3푼7리 2홈런을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타격감을 유지했던 그는 다시 돌아온 1군에서 한껏 실력 발휘를 했다. 콜업 후 나온 6경기 타율은 5할7푼9리(19타수 11인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첫 타석부터 좌중간 안타를 기록한 그는 세 타석 연속 안타를 치면서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펼쳤다.
비록 팀은 투수 난조 속에 8대10으로 패배했지만, 최 항의 활약은 바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SSG에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무엇보다 최 항이 내야 곳곳 수비가 가능한 만큼, 활용도는 더욱 높을 전망이다.
이날 주전 2루수 최주환은 1루에 배치됐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회복 단계를 거쳤던 그는 2루수 복귀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고척돔이 인조잔디이기도 하고, 최주환이 고척에서 다쳤던 안 좋은 기억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리고 최 항이 잘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 항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최주환을 급하게 2루수로 투입하지 않고, 여유롭게 복귀 플랜을 짤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최주환이 2루에 복귀해도 최 항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SSG 내야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남은 시즌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지금과 같이 2루수로 나올 수도 있고, 제이미 로맥에게 휴식을 줄 경우 1루수로 투입될 수 있다. 특히 로맥은 후반기 13경기에서 타율 1할7푼6리로 타격감이 주춤한 만큼, 최 항은 공백을 채울 수 있는 대안 카드 중 하나다. 또한 '형' 최 정이 있는 3루수 수비도 가능하다. 내야수들의 컨디션과 몸 상태에 따른 다양한 옵션이 생기게 됐다.
SSG는 이날 경기를 내주면서 4위에서 6위로 떨어졌다. 가을야구로 향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치열한 전쟁을 펼쳐야 할 예정이다. 그만큼 SSG로서는 최 항의 타격감이 좀 더 길게, 그리고 뜨겁게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