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한국이 월드컵 최종 예선 첫 승을 따냈다. 권창훈의 결승 득점이 1대0 승리로 연결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2차전 레바논전에서 후반 14분 터진 권창훈(수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2일 열렸던 이라크와의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한국은 이날 승리로 최종 예선 홈 2연전을 1승1무로 마감하게 됐다.
이라크전 졸전으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대표팀. 경기 전 악재까지 겹쳤다. 팀의 핵심이자 주장인 손흥민(토트넘)이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이날 경기 엔트리에서 재외된 것. 손흥민이 뛴 이라크전에서도 슈팅조차 제대로 때리지 못했던 한국이기에 걱정이 앞선 레바논전이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했던가.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도 대체 카드들로 승점 3점 사냥에 나섰다. 먼저 최전방에 A매치 경험이 없는 조규성(전북)을 투입하는 파격적 선택을 했다. 그리고 왼쪽 측면에 황희찬(울버햄턴)을 출격 시켰으며, 황인범을 3선에 홀로 배치하고 그 앞에 이재성(마인츠) 이동경(울산)을 배치해 득점을 노렸다.
전반 결과만 놓고 보면 0-0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이라크전에 비해 훨씬 활발한 공격을 선보인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전반 9분 이재성, 16분 황희찬의 결정적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지만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전반 종료 직전에도 나상호(FC서울)와 이동경이 골과 다름 없는 연속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땅을 쳐야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후반 골이 터졌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규성 대신 황의조(보르도)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12분 연속된 패스 미스 등으로 공격이 풀리지 않자 권창훈과 송민규(전북)를 넣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교체 2분 만에 권창훈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전반부터 왼쪽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로 날카로운 돌파를 선보이며 이름값을 하던 황희찬이 결정적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권창훈이 영리하게 발에 갖다대며 골로 연결시켰다. 이라크전부터 이어진 답답한 무득점 기록이 깨지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선수 교체를 하자마자 결과물을 얻어낸 것도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었다.
한국은 사실상 10백으로 경기를 치른 레바논을 계속해서 압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레바논은 전반부터 골키퍼를 포함, 선수들이 돌아가며 쓰러지는 등 소위 말하는 '침대축구'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의로 시간을 지연시키며 실점 없이 경기를 끌고나가겠다는 계산. 그런데 후반 권창훈의 골이 터지자 거짓말같이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레바논 선수들이 사라졌다.
경기력 측면에서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완전히 내려앉은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냈다는 자체에 의미를 둘만 하다. 특히 이라크전 졸전으로 인한 마음의 부담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에서도 성과가 있었던 레바논전이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