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박정민이 10대 소년 연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영화 '기적'(이장훈 감독, 블러썸픽쳐스 제작)에서 주인공 준경 역을 맡은 박정민이 7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다.
극중 10대 소년을 연기한 박정민은 "언론시사회 때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것 처럼, 제가 이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너무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할 수 없겠다고 말씀드렸던 이유가 바로 나이 때문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준경이는 17살인데 저는 34살이었다. 나야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쳐도 관객분들이 과연 용서해주실까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시나리오가 너무 좋은데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리려고 감독님을 찾아갔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별의 별 아이디어를 쏟아내셨다. 첫 시작을 30대 준경으로 시작해서 플래시백으로 가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었다. 감독님께도 같은 고민을 하셨구나 싶기도 하더라"라며 "그런데 미팅을 하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감독님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이고 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미팅을 하면서도 마음을 조금씩 빼앗겼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정준경'이라는 명찰이 달린 펭수 인형이랑 우산을 주셔서 더 마음을 빼앗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10대 소년을 연기하면서 노력한 지점에 대해 묻자 " 10대의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했지만, 사실 10대 어떤 비주얼적 노력을 하려고 한 건 없다. 그냥 주변에 친구 역을 한 배우분들이 비슷한 연령대였고 그런 면에서 스태프분들과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고 전했다. 강원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독특한 봉화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제가 사투리 연기를 안해본 건 아니지만, 사투리가 엄청 중요한 영화를 해본 적은 없다.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입을 연 박정민은 "우리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영화를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사투리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더라. 그래서 사투리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이거 안되겠는데?'라며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대구 사투리 같은 걸 해보는게 어떨까 생각까지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렇게 하면 그 지역 사시는 분들이 실망하실 것 같더라. 그래서 이 사투리를 구사하는데 최대한 노력을 해보자 싶었다. 사투리 선생님도 따로 계셨고 영주나 안동에 가면 문화원이 있는데, 그 문화원에 가서 대본 검수도 받았다. 주연 배우들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대사까지 다 녹음을 해주셨다. 안동 문화원에서 1년에 한번 사투리 경연대회를 하시더라. 거기서 1등하신 분을 찾아뵙기도 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영화 '기적'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3년만의 신작으로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9월 1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