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혹자는 그랬다.
선수 일탈에 대체 왜 감독이 책임을 지느냐고….
셀프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NC 이동욱 감독. 14일 창원 키움전에서 10대8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원정숙소 음주파동으로 쑥대밭이 된 NC 다이노스.
지난달 말 구단 자체 징계 대상자에 이 감독은 자기 자신도 포함시켰다. 선수 관리의 책임을 이유로 10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00만원의 징계를 감수했다.
대표이사와 단장대행과 함께 징계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한 자리.
이동욱 감독은 "전직 대표이사, 단장, 본부장이 모두 사임을 한 만큼 선수단을 대표하는 감독도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단 만류에도 결심은 확고했다. 결국 구단 징계위원회도 고심 끝에 이 감독의 뜻을 존중해 징계를 내렸다.
자청한 열흘 간의 징계 기간. 여지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시간 속에 이동욱 감독은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였어요. 관중석에서 보기도 했는데 전혀 다른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특히 일요일 롯데와의 경기 때 관중 분들께서 많이 오셨거든요. 옆에서 여학생 두명이 한번도 안 쉬고 우리 팀을 응원하는 걸 보니 '정말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못 느꼈던 것들이 있었더라고요. 새로운, 하지 못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잘못으로 징계중인 상황이었지만 못 느꼈던 걸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죠. 팬들이 있어서 야구를 하는구나. 이 자체만으로도 목적이 돼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감독은 12일 광주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승리하며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창단 후 첫 우승까지 숨 가쁘게 달려오느라 잠시 잊고 있었던 기본 중 기본. 매일 그라운드에 나서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이 원할 만한 최선의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함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