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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해왔던 시스템"…시한폭탄 키움 유격수, 성적과 육성의 딜레마 [SC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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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올해만 야구를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유격수 농사'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공백 채우기가 숙제가 됐다.

스프링캠프부터 고민을 이어가던 키움은 김혜성을 일단 유격수로 낙점했다. 내야 유틸리티로 활약했던 김혜성이었지만, 전반기에만 22개의 실책을 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기 막바지 한현희와 안우진이 원정 숙소 이탈 뒤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알려졌고, 이들은 KBO로부터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현희는 1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추가로 받았다. 여기에 제이크 브리검까지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미국으로 돌아간 뒤 집안 문제까지 겹치면서 돌아오지 않았다.

선발이 급한 키움은 2루수 서건창을 LG 트윈스에 내주고 투수 정찬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루수 자리까지 비게 되면서 키움은 김혜성의 자리를 옮겼다. 김혜성이 계속되는 실책과 더불어 후반기 주장까지 맡으면서 부담이 커진 것을 고려해 2루에 고정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유격수로도 좋은 그림이지만, 이 선수의 값어치를 높이고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유격수보다는 2루수가 더 맞는 그림이라는 판단을 했다"라며 "유격수에는 어린 선수들이 있어 경험을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현재 유격수 자리는 번갈아가면서 나가고 있다. 실책을 했다고 교체하는 것이 아닌 두 세 타석 기회를 주고 중요한 타석에서 대타나 대수비 등으로 하는 방식"이라며 "적응하고 성장하는 건 선수 본인의 몫이다. 기회나 찬스가 있을 때 잘 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감독의 바람과 다르게 유격수 자리는 시한폭탄이 됐다. 전병우 김휘집 김주형 신준우 등이 나섰다. 전병우를 제외하고는 3년 차 이내의 신인급 선수들이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자리인 만큼, 크고 작은 실책이 나왔다. 수비실책에 투수진도 흔들렸다. 설상가상으로 모두 1할대 타율에 머무르며 타격도 침묵했다.

지난 22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도 초반부터 유격수 자리에서 나온 실책과 아쉬운 수비 등이 이어지면서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내고도 6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갈 길 바쁜 키움으로서는 '유격수 오디션'에 승자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 답답할 따름이다. 키움은 22일까지 현재 56승 4무 56패로 NC 다이노스(53승 4무 53패)와 공동 5위에 있다.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치고 나가야 하지만, 길어진 연패에 좀처럼 순위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유격수 자리에 테스트는 당분간 이뤄질 전망이다. 유격수의 신인급 선수들의 기용은 구단 방침과도 맞물려있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가 매년 해왔던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신인의 발굴이나 성장은 과감하고,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팀 성적도 성적이지만, 내년에도 경기를 해야 한다"라며 "9월 확대 엔트리가 돼서 경험을 한다는 것이 늦은감이 있다. 시즌 초 어떻게 기용하고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구단 시스템이나 발전 계획을 가지고 해야 한다. 주먹구구식으로 누굴 쓴다 이런 게 아닌 플랜을 짜서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햇다.

홍 감독은 " 앞 라운드에 훌륭하게 지명을 받고 온 선수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 2군에서 성적이나 평가 등을 기반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우리팀 만의 색깔이다. 방향과 노선이 정해져 있다. 신인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과감한 결단력과 경쟁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분전을 바랐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