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야구 스타일은 '스몰볼'에 가깝다.
호쾌한 타격과 강속구 등 소위 '빅 볼'이 지배하는 미국 야구에서 작전, 주루플레이로 만들어가는 스몰볼은 포스트시즌에서 가끔 볼 법한 장면. 하지만 수베로 감독의 철학은 한국-일본 프로야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베로 감독 역시 스스로를 '올드 스쿨'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런 세밀한 야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수베로 감독에게 과연 '한국식 스몰볼'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수베로 감독은 "미국 야구 스타일은 최근 빅 볼로 점철돼 있다. 번트, 히트 앤드 런, 피치 아웃 같은 작전이나 뛰는 야구가 많이 사라진 게 사실이다. 반면 한국엔 그런 부분이 많이 남아 있고, 스몰볼 만의 매력이 살아 있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이런 수베로 감독의 스타일은 올 시즌 현재 한화가 쌓아 올린 지표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야구 통계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일까지 135경기를 치른 한화는 삼성(128회), KT(122회)에 이어 번트 시도 부문에서 3위(119개)를 기록 중이다. 도루 역시 삼성(115개)과 KT(107개)에 이은 3위(102개)다. 주루플레이로 만든 총 주자 추가 진루 확률에선 LG(46%), KT(44%)에 이은 공동 3위(43.1%)를 마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한화의 스몰볼이 완벽했다고 볼 수는 없다. 주루 플레이로 따진 평균 대비 득점 생산은 -2.13이다. 도루가 득점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져보는 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4.77)나 견제사(14개)도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희생번트 성공(51회)은 리그 4위였지만, 실패도 2위(38회)를 기록했다는 점은 효율적인 구사가 이뤄졌다고 보긴 어려운 부분.
결국 한화가 올 시즌 다진 리빌딩 성과를 반등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보다 효율적인 스몰볼을 펼쳐야 한다고 볼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반 타이트한 시점에서 수비진이 뒤로 물러서거나 라인에 붙어 2루타를 방지하며 수비하는 것은 거의 모든 팀이 잘한다. 그러나 풀카운트에서 1루 주자가 자동으로 뛴다거나, 번트를 대는 상황 등 약간 정형화된 느낌"이라고 '한국식 스몰볼'에 대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예 안하는 것과 그런 플레이 스타일이 살아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며 "한국-미국 야구 스타일이 잘 블랜딩 되면 새로운 버전의 한국식 스몰볼이 탄생할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건 (스몰볼을) 상황에 맞게 잘 섞어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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