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선두를 달려도 걱정이다.' 남자 프로농구 2021∼2022시즌 초반 서울 SK는 고공행진 중이다. 1라운드 7승2패, 선두 자리를 내내 놓치지 않았다.
SK가 과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때마다 1라운드 7승2패를 기록했던 추억까지 소환돼 흥겨운 분위기를 북돋운다. 한데 전희철 감독은 뭔가 불안한 눈치다. 남들이 알면 '행복한 고민'이라 시샘할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제법 심각하다.
전 감독의 고민은 10월 31일 최하위 창원 LG와의 경기 이후 더 커졌다. 연장 혈투 끝에 88대85로 승리한 전 감독은 "예상(우려)했던대로"라며 만족하지 못했다. SK에는 캐릭터가 튀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강한 캐릭터는 '으?X으?X'하는데 도움되지만 '오버'하면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다. 최근 팀 성적이 잘나가다 보니 우려스러운 조짐이 보인다는 게 전 감독의 진단이다.
"한 번 두고 보겠다"고 했던 LG전에서 우려했던 '증상'이 나타났다. 전 감독의 걱정이 커진 것은 이번 LG전 때문만이 아니다. SK가 1라운드에서 2패를 할 때 상대는 전주 KCC, 안양 KGC였다. 두 팀 모두 당시 3연패의 수렁,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을 때였다. 반면 선두 라이벌 수원 KT의 5연승을 보란듯이 저지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관대함'은 미덕이 아니다. 상대를 만만하게 봤다가 허를 찔린 것이라고 전 감독은 보고 있다.
자신감과 자만심의 딜레마다. 전 감독은 "경기에서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동안 선두를 유지한 것도 자신감 덕분이다"면서도 "자신감과 자만심의 경계는 종이 한 장 차이나 마찬가지다.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하는 순간, 팀 전체가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수 중 일부가 자만심을 넘나드는 등 위태로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 그래서일까. 전 감독은 LG전에서 기록상으로 수훈갑으로 꼽힌 최준용에 대해 호평을 하지 않았다. "최준용이 (플레이를)잘한 게 맞는가? 지금처럼 경기 잘해주는 대신 마음은 좀 잡아줬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걱정이 많은 전 감독은 2라운드 목표로 "성적보다 정신적으로 해이해지지 않도록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야 강한 SK다"라고 선언했다.
2라운드 선두 SK에선 감독과 선수들의 심리적 '밀당'도 볼 만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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