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강민호(37·삼성 라이온즈)가 2004년 프로에 입단하던 시절 포수는 기피 포지션이었다. "내가 프로 들어올 때 즈음 포수는 선수들이 하기 싫어하는 포지션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후배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9년 뒤 첫 FA 자격을 통해 4년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40억원)에 계약하면서 포수들에게도 희망을 쏘아올린 셈. 강민호는 "첫 FA 계약을 하면서 포수에 대한 인식이 전환된 것 같다. 이후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포수에 대한 가치를 끌어올렸다. 이제는 기피 포지션이 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후 강민호는 FA 관련 '기록의 사나이'가 됐다. 2018년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4년 총액 80억원을 받았고, 2022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36억원에 사인했다. KBO리그 최초로 3연속 4년 FA 계약을 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는 "앞선 4년을 잘 보냈고, 새로운 4년이 시작됐다.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짧고 굵은 각오를 보였다.
그렇다면 서른 일곱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4년이란 시간 연장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의미는 무엇일까.
강민호의 해석은 이러했다. "사실 삼성에는 될 듯 말듯한데 빛을 보지 못한 포수들이 많다. 내가 삼성 유니폼을 처음 입을 때도 단장님께서 '팀을 우승시키라고 영입한 것이 아니다. 젊은 포수 육성에 힘을 써달라'고 하셨다. 이번 4년 연장은 그 동안 빛을 보지 못한 포수를 도와주라는 메시지인 것 같다."
사실 강민호의 FA 계약 소식이 전해지기 전에는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지난해 12월 14일 트레이드가 성사됐는데 NC의 준주전급 포수 김태군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12월 22일에는 박해민의 FA 이적 보상선수로 LG 트윈스의 젊은 포수 김재성이 지명됐다. 일각에선 일련의 행보가 강민호의 이적을 대비해 삼성이 포수를 강화한 것이 아니냐고 바라봤다.
그러나 속사정은 달랐다. 강민호는 "태군이가 트레이드 영입됐을 때 삼성과 협상 중이었다. 사실 트레이드가 있기 전에 운영팀장님께서 전화하셔서 '트레이드 소식으로 기분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협상은 별개다.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 먼저 전화를 주신 마음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김태군은 포지션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든든한 후배다. 강민호는 "분명 팀적으로 플러스가 된다. 지난해 백업 포수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지난해 막판 순위싸움도 있었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경기에 나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윈-윈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태군이와 재성이는 체격조건도 훌륭하고 강견이다. 두 선수 모두 많은 출전수가 주어진다면 좋은 포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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