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22시즌 K리그1(1부) 최고령 사령탑인 FC서울 안익수 감독(58)은 전지훈련지에서 너무 소리를 내질러서인지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워보였다. "원래 목이 조금 약하다"는 안 감독은 그럼에도 갈라진 목소리를 쥐어짜가며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려고 애썼다.
안 감독은 8일 경북 영덕 해맞이축구장에서 2시간 반 넘게 진행된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쉴새없이 주문을 했다. "공 세우지 말고 바로 판단", "헤이, 집중해", "압박을 가!", "공수가 너무 늦다", "탁, 강하게 탁!", "트래핑이 좋아야 빠르게 패스를 할 수 있지", "공간으로 이동하라고!"
자주 들리는 단어는 "판단"과 "압박"이었다. 안정적인 트래핑을 한 뒤 판단의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였다. '압박'은 안 감독의 축구를 지칭하는 '익수볼'의 핵심 키워드다.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해 상대 진영에서 최대한 공을 빼앗아야 상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안 감독은 주장한다.
훈련장 주변에서 '웅웅'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처럼, 안 감독식 훈련은 반복, 또 반복이었다. 방식만 바꿨을 뿐, 훈련 키워드는 '패스와 압박'으로 같았다.
안 감독은 훈련 후 취재진에 "요즘 축구에선 상대팀은 공간을 잘 내주지 않는다. 그리고 빠르게 압박한다"며 "좁은 공간에서 공격 루트를 확보하려면 빠른 판단력이 요구된다"고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안 감독이 지난 1월 1일부터 시작된 훈련 초창기부터 목이 쉬어있었던 건 아니다. 각각 남해에서 실시한 1, 2차 전지훈련은 주로 체력에 포커스를 맞췄다. 안 감독은 디테일을 잡아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주장 기성용 고요한 지동원과 외국인 선수들까지 총집결한 3차 훈련에선 본격적으로 전술훈련을 해야 했다. 기성용은 "(익수볼의)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 그 틀 안에서 저희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훈련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디테일한 부분을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예 수비수 이한범은 '익수볼'에 대해 "작년에도 경험했지만, 익수볼 훈련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재미있다"고 말했다.
3시부터 시작된 훈련이 5시 반을 넘어서야 끝났다. 두 번의 훈련을 합쳐놓은 시간이다. 스태프와 선수들은 숙소로 돌아갈 채비를 했지만, 안 감독의 열정은 본 훈련을 끝마친 뒤에도 식지 않았다. 비자 문제로 2월초에야 훈련에 합류한 브라질 수비수 히카르도 실바를 붙잡고 한참을 이야기했다.
안 감독은 "히카르도가 합류가 늦었다. 함께 해나가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은 11일에 3차 전지훈련을 끝마치고 구리로 이동해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한다. 서울의 개막전 상대는 대구FC(원정)다.
영덕=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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