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는 KBO 대표 '느림보 군단'이다. 최근 3년간 두 차례(2019 2021)나 도루 최하위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1위 삼성 라이온즈(116개)의 절반 가량인 60개에 그쳤다. 9위 KIA 타이거즈(73개)와도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
이대호 외에도 주력 타자들 중 눈에 띄게 빠른 선수가 별로 없다. 그나마 팀 스피드를 책임지던 손아섭(도루 11개·NC 다이노스)도 창원으로 떠났다. 도루 2위도 베테랑 정 훈(8개)이다.
도루는 선수들의 타고난 재능에 의존하는 바가 적지 않다. 래리 서튼 감독이 김재유 신용수 장두성 등 보다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전진 배치하며 가능성을 엿본 이유다.
하지만 그간 롯데 선수들의 적극성과 준비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팀 전반적인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도루를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도루 뿐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한', '홈을 노리는' 베이스러닝 전반에 걸쳐 아쉬운 모습이 적지 않았다. 덕분에 상대 투수와 수비진은 타자와의 승부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보다 효율적인 공격은 승리, 더 나아가 가을야구에 가까워지는 지름길이다. 지난해 롯데는 팀 안타(1393개) 부문 리그 1위였다. 여기에 사구를 빼고 볼넷을 더한 출루 횟수(1972회)도 독보적 1위다. 지난해 우승팀이자 이 부문 2위인 KT 위즈(1919개)보다도 많았다.
득점 기회에 약했던 것도 아니다. 득점권 타율(2할8푼6리) 역시 리그 1위였다. 하지만 팀 득점(727개)은 3위에 그쳤다. 팀 잔루(1170개)는 압도적 1위다. 득점권에서 안타를 치고도 홈을 밟지 못한 주자가 많았음을 알수 있다.
때문에 서튼 감독은 지난해 5월 부임 이후 공격과 수비, 주루에 걸쳐 '더 공격적인' 마인드를 소리높여 강조해왔다. 올겨울 리그 대표 주루 전문가인 김평호(1군)-전준호(2군) 코치를 영입한 이유다. 김평호 코치는 롯데 선수들에게 리드를 잡는 기마자세의 기본부터 철저하게 가르치고 있다. 공수에서 스피드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야수들은 타격과 수비 못지 않게 민첩한 기동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학주는 '롯데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자 하나'라는 질문에 유격수로서의 수비와 더불어 "팀에 스피드를 더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팀 대표 '쌕쌕이'들은 물론, 추재현이나 조세진 등 공격에 보다 방점이 찍힌 선수들 역시 "뛰는 것도 자신있다"며 자신감을 어필하고 있다. 마차도 대신 합류한 DJ 피터스 역시 1m98의 큰 신장을 활용한 스피드가 돋보이는 선수다.
10일 만난 서튼 감독은 "작년부터 추구해온 챔피언십 문화 중 하나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적극적으로 뛰라'는 것이다. 실수를 두려워해선 안된다"면서 "빠르다고 해서 좋은 주자가 되는 게 아니다. 디테일에 신경써야한다. 투수의 동작, 포수의 캐칭 등 다음 상황을 항상 예상하고 대처해야한다. 외야 쪽 안타가 나왔을 땐 그 선수의 어깨나 송구 정확도를 알고 있어야 한다. 더 많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좋은 주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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