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골든글러브 수상이 평생의 소원인 선수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한화의 희망 정은원(22)은 행운아다. 데뷔 4시즌 만인 지난해 2루수 부문 황금 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2000년대생 최초이자, 이글스 순혈 2루수 최초의 골든글러브 수상자.
누구나 꿈꾸는 짜릿한 영광. 하지만 그는 이러한 영광의 순간을 끝이 아닌 시작의 계기를 삼고 있다.
캠프 초반 거제 캠프에서 만난 정은원은 골든글러브 수상 후 첫 스프링 캠프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이전까지 캠프지에 오면 떨리기도 하고 긴장도 되고 했는데 지금은 설레는 마음입니다. 저는 골든글러브 수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영광스러운 상이고, 저를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졌지만 의식하기 보다는 제가 준비한 만큼, 생각했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매년 꾸준히 발전해온 재능. 과연 무엇을 더 얻고 싶은 것일까.
"이번 캠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수비에요. 수비의 기본기에 대한 생각을 엄청 많이 했지만 정작 시합에 나가면 방망이에 집중하게 되면서 발전이 없었어요. 지난해 타격에 있어서는 제 장점도 알아냈고, 발전했지만 수비는 빠져있었거든요. 기본기부터,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격적인 부분에서 좋아진 모습처럼 올 시즌은 수비적에서도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끊임 없이 채찍질 하는 걸까. 그의 발이 궁극적으로 닿고 싶어하는 위치가 궁금했다.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한가지 장점만 가지고 있는 선수가 아닌 단점 없는 선수가 되고픈 욕심이 있어요. 그러려면 공격 뿐 아니라 수비와 주루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을 보완해 가야겠지요."
지난해 정은원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확실하게 세운 뜻 깊은 한해였다.
0.283의 타율에 비해 1할이 넘는 0.407의 높은 출루율. 골든글러브 수상 배경이자 5.20에 달하는 높은 WAR를 가능케 했던 비결이다.
올시즌 넓어질 S존에 대한 대처 방안이 궁금했다.
"사실 이건 모두에게 공평한 거잖아요. 제가 선구안을 가지고 성공했다는 점 때문에 걱정이 많으신 것 같은데 오히려 선구안 좋은 선수들이 S존이 넓어졌을 때 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존이 확실히 있으니까요."
일견 타당한 논리다. 넓어진 존에 허둥지둥 배트를 내밀 선수는 선구안과 출루율이 좋은 선수가 아닌 자기 확신이 부족한 쪽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공-수-주 균형 발전을 통한 명실상부 최고 2루수를 꿈꾸는 정은원. 그가 보여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모습은 과연 어떤 그림일까. 그 위대한 결과물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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