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버지같은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배드민턴 스타 성지현(31)이 스포츠학 '박사님'이 된 데 이어 국가대표팀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2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가대표팀 단식 전문 코치직 공개 모집을 실시한 결과, 성지현이 최종 합격했다. 경기력향상위원회, 이사회 등 협회 선임 절차를 통과한 성지현은 대한체육회의 승인이 나오는 대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성지현은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과의 계약 만료로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린 뒤 다른 팀의 입단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지도자로서 도전을 시작했다. 세계랭킹 상위 선수로 국가대표에도 자동 선발이 가능한 데도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선택한 것.
2009년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마크를 단 성지현은 은퇴 전까지 여자단식 1인자로 군림했다.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국가대표 마지막 도전의 꿈을 아쉽게 접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랭킹포인트 커트라인(세계 16위)을 코앞에 두고 출전권을 놓쳐야 했다. 이제 성지현은 제자들을 통해 '올림픽 노메달'의 한을 풀어나갈 참이다.
'은퇴와 동시에 대표팀 코치'의 경사로만 끝나지 않았다. '능력자' 성지현은 2월 말 한국체대 학위수여식에서 스포츠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체대 졸업 직후 2014∼2016년 석사, 2017∼2021년 박사과정을 '주경야독'으로 달려왔다. 선수생활을 위해 1년 휴학하는 등 국가대표와 학생을 겸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러고 보니 우월한 유전자를 절묘하게 물려받았다. 2020년 12월 남자단식 국가대표 손완호(34·밀양시청)와 결혼한 성지현은 아버지(성한국 전 대표팀 감독)-어머니(김연자 한국체대 교수)와 함께 대표적인 '셔틀콕 패밀리'가 됐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대표팀 지도자가 됐고, 어머니의 학구열을 물려받아 박사로서 교수가 될 자격을 갖췄다. 부모님의 장점만 쏙 빼닮은, '완전체'같은 배드민턴 2세가 된 셈이다.
성지현은 "선수들과 교감하고 선수들이 의지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면서 "아버지가 롤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지도철학부터 모든 게 기준점이 된다. 항상 제자들을 연구하고,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봐왔다. 꼭 배우고 싶다."
전성기 시절 중요 경기에서 심리 컨트롤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아 스포츠심리학을 택했다는 성지현은 "내 심리가 알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후배들을 지도하면서 경험과 지식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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