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담긴 공간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다. 날이 갈수록 형식이나 콘셉트 등이 다채로와지고 있다. 일단 장소부터 그 폭이 훨씬 넓어졌다. 과거 성수동 익선동 등 서울의 힙한 곳을 골라 주로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했던 브랜드들이 바다 건너 제주도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버버리가 제주 방주교회를 찾은데 이어,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전개하는 폴라로이드 스타일(Polaroid Style)은 제주 애월에 위치한 명월국민학교를 '발굴'했다.
폴라로이드 스타일이 명월국민학교를 찾은 이유는 이곳의 독특한 레트로 감성 때문. 1995년 개교한 명월국민학교는 2018년 카페로 개조됐으며, 세월의 흐름을 간직한 하늘색 나무문에 일자형 복도 등 옛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이 매력 포인트다.
이영미 마케팅부문 총괄 상무는 "제품 판매 목적을 넘어, 이색적인 공간에서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한 행사"라며, "'종이인형 옷 입히기' 등 추억의 놀이 공간 등을 통해 '폴라로이드, 옷이 되다'란 브랜드 콘셉트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몬스가 서울 강남구에 오픈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도 여러모로 주목받을 만한 곳이다.
이곳엔 침대가 없다. 대신 햄버거를 팔고 있다. 부산의 유명 수제 버거 브랜드인 '버거샵'이 2층에 자리잡고 있으며, 곳곳에 시몬스 로고가 박힌 굿즈 또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시몬스는 '침대는 침실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형식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시도한다. 시몬스가 내세우는 '편안함'을 재미 속에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시몬스는 이외에도 수면을 주제로 한 라이프 스타일을 한데 모은 복합 문화 공간 '시몬스 테라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 등을 통한 공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 자체가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며 "이런 공간 마케팅이 직접적인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겠으나, 이후 시몬스 로고가 있는 굿즈를 사거나 다양한 관련 체험을 해본 소비자들이 나중에 침대를 구매할 때 시몬스란 이름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