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하고 프로에 온 선수다. 냉정하게 말해 아직 준비가 덜 됐다."
구위도 제구도 좋은데 멘털까지 갖췄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투수가 KBO리그 1군 선발투수까지 꿰찰 기세다.
윤태현(19)은 SSG 랜더스 입단 직후 마무리훈련을 거쳐 퓨처스캠프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2월 중순 좋은 현장 평가를 바탕으로 1군 캠프에 정식으로 합류했고, 선발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렸다.
3월 6일 삼성 라이온즈, 9일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 이어 1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도 각각 1이닝 무실점씩을 기록했다. 직구 평균 수속은 140㎞ 초반이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고 마운드 위에서도 침착함이 돋보인다. 롯데전에서도 비록 2사 2루에 등판한 뒤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안치홍 이대호 추재현 피터스를 잇따라 범타 처리했다. 3경기 연속 무실점인데다 볼넷이나 사구가 단 1개도 없는 점이 돋보인다.
13일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어제 노경은의 투구수가 좀 되서 2사후에 주자 있는 상황에서 윤태현을 올리고자 했다. 거기서 병살이 됐지만, 다시 2루타가 나와서 예정대로 윤태현을 냈다"고 답했다.
"아마 (윤)태현이는 시범경기라는 생각이 안 들 거다. 무엇보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게 맘에 든다. 안타 맞고도 안치홍 같은 선수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잘 던졌다. 구위가 좋은데 마운드 위에서의 긴장감, 멘털이 잘 갖춰진 선수다.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선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태현의 선발 기용에 대해서는 아직 선을 그었다.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다. 다만 "선발과 불펜 모두 잘할 수 있는 투수"라는 칭찬도 덧붙였다.
"냉정하게 말해서 준비가 안됐다. 불펜은 압박감이 심하고, 선발은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한다는 보직의 차이가 있다. 내가 선수로 뛸 때 같으면 '공이 좋네 선발해!' 해도 되는데, 만약 선발로 쓰려면 (퓨처스에서)투구수를 늘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장기적인 부상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니까."
전날 SSG의 선발투수는 노경은이었다. 시범경기 개막전 등판인 만큼 오원석 최민준 등과의 4~5선발 경쟁에선 한발 앞선 모양새.
하지만 노경은은 3⅔이닝 9안타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김 감독은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직구와 커터만 주로 던졌고, 타자들이 정규시즌과 달리 빠른 카운트에 적극적으로 치다보니 안타를 많이 맞았다. 타자의 눈높이를 흔들 수 있는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다"며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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