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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고 있었는데…" 우승→시범경기 1위→중심타자 부상이탈. 챔피언의 한숨 [고척핫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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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제 (소)형준이가 좋았다. 다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지난해 우승의 주역,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의 부상. 사령탑의 한숨은 깊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8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강백호가 부상을 당했다. 한달은 빠질 것 같다"고 밝혔다.

KT 구단에 따르면 강백호는 지난 26일 계단을 내려가다 오른쪽 새끼발가락 중족골 골절 부상을 당했다. 재차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수술 또는 재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갑작스런 중심타자의 공백에 이 감독의 마음은 무겁다. 강백호는 2019년에도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19년과 2022년의 강백호는 팀내 무게감도, 리그내 위치도 전혀 다른 선수다.

거포로 성장하리라던 기대와는 방향이 다르지만, 매년 한층더 정교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타격 3위(3할4푼7리) 16홈런 102타점, 최다안타 2위(179개) OPS 3위(출루율+장타율, 0.971)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 걸친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긴 겨울을 잘 보내고,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최종 점검 무대인 시범경기도 마무리되는 시점. 개막을 눈앞에 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이다. 사령탑의 속내는 꽉 막히는 듯 하다.

올시즌 KT의 라인업 시나리오는 3번 강백호-4번 박병호-5번 라모스였다. 하지만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진 이날, 박병호-라모스-장성우의 클린업트리오가 가동됐다.

"우선 (박)병호 뒤엔 잘 치는 타자가 있어야한다. 그래야 병호를 피하지 못한다. 조용호 3번도 고민했는데, (강백호가 빠진 이상)라모스가 한두타석 더 못들어가는 게 너무 아까워서 4번으로 올렸다. 장성우도 감이 좋으니 5번에 배치했다."

라모스는 외국인 타자들 중 가장 알찬 시범경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수비에서도 배정대를 우익수로 보내고 중견수 포지션을 맡은 점이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라모스가 코너는 작년에 주로 본 거고, 원래 중견수라고 하더라. 배정대한테 우익수 할 수 있냐 물어보고, 일단 (라모스를)중견수에 뒀다. 본인 말대로 맡겨본 거다. 안되면 배정대가 보면 된다"면서 "2번을 치는 재균이 역할이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우승팀 전력을 고스란히 올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다. 27일까지 시범경기 성적도 10개 구단 중 전체 1위다.

불펜의 경우 조현우와 함께할 왼손 불펜 한자리를 두고 고민중이다. 백업 야수도 포수는 김준태, 내야수는 오윤석의 컨디션이 순조롭다. 특히 전날 부상당할 뻔한 상황을 겪은 김준태에 대해 "오늘 별 문제 아니라고 하더라"면서 "처음엔 목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는데, 요즘은 대답도 잘하고 목소리가 많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쿠에바스-데스파이네 원투펀치에 소형준 배제성 고영표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도 빈틈없다. 이 감독은 전날 5이닝 1실점으로 쾌투한 소형준에 대해 "구속도 올라오고, 볼에 확실히 힘이 붙었다. 전까진 공을 눌러주질 못하면서 볼넷이 좀 나왔는데, 어제는 투심 체인지업 다 좋았다"고 칭찬했다.

전력 구석구석을 새삼 점검하던 이 감독은 "다 잘 진행되고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백호의 공백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은 허하기 그지없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