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원석과 고영표가 보여준 명품 투수전, 그리고 스트라이크존.
저녁이 되자 쌀쌀해진 날씨, 그 추위를 녹여준 명품 투수전이 수원에서 나왔다. 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이, 두 투수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6일 수원 KT위즈파크. 이날 SSG는 신예 좌완 오원석, KT는 국가대표 사이드암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예상은 고영표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승부. 지난해 11승을 거둔 투수로 특히 SSG에 강했다. 지난해 SSG전 5경기에 등판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45를 기록했다.
하지만 오원석도 무시할 수 없었다. 2020년 SK(SSG 전신)가 1차지명한 유망주.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7승을 따내는 등 경험을 쌓았다. SSG 김원형 감독은 올시즌 그를 선발진의 한 축으로 키워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1회 고영표가 일격을 맞았다. SSG 4번 한유섬에게 통한의 스리런포를 맞은 것. 이 때까지만 해도 이 홈런이 결승 홈런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힘들었다. 막강한 타선을 갖춘 KT가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오원석이 시즌 첫 등판을 기다렸다는 듯 무섭게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 147km에 주무기인 커트와 체인지업을 섞어 KT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3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상대 중심 박병호와 헨리 라모스를 연속 삼진 처리한 게 하이라이트. 이 위기를 넘기자 자신감을 얻은 듯 큰 위기 없이 6이닝을 소화했다. 삼진을 무려 8개나 뽑아냈다. 볼넷은 2개 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투구였다.
1회 정신이 번쩍 든 고영표도 멋진 투구로 오원석에 맞섰다. 오원석보다 긴 8이닝을 소화했고, 삼진은 10개를 채웠다. 정말 잘 던졌다. 하지만 1회 홈런이 고영표를 울렸다. 타선 지원이 너무 열악했다.
명품 투수전을 만든 배경이 있었다. 개막하자마자 논란이 되고 있는 스트라이크존. 하루 전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가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하며,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논란이 본격적으로 촉발되고 있다. KBO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을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이날 유덕형 구심이 그 KBO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상-하 높낮이 뿐 아니라 좌-우 선에 걸치는 공들에 여지 없이 손이 올라갔다. TV 중계 화면을 봤을 때 빠졌다고 생각되는 공들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중요한 건 일관성. 키움 홍원기 감독도 이용규 건에 대해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라 일관성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구심은 양쪽 모두에게 똑같은 기준을 세웠다. SSG 최지훈도, KT 장성우도 삼진을 당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 외에도 많은 타자들이 한숨을 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타자들이 불만을 갖기보다,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을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될 듯 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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