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방출선수들의 맹활약. 관심이 뜨겁다.
시즌 초부터 쏠쏠한 활약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선봉에는 SSG 투수 노경은(37)이 있다.
3일 창원 NC전에서 선발 6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무실점 역투로 이적 후 첫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14경기 3승 5패에 평균자책점 7.35를 기록한 뒤 방출을 통보 받았다.
포기는 없었다. 시즌 초 선발이 필요한 SSG에 입단 테스트를 통해 다시 기회를 얻었다. 세월을 거꾸로 먹는 듯 평균구속이 143㎞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빨라졌다. 현란한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됐다.
두산 투수 임창민(37)도 새 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NC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두산으로 팀을 옮긴 통산 94세이브 마무리 출신.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퍼펙투로 홀드를 기록했다. 2⅔이닝 동안 출루는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홍건희에서 김강률로 이어지는 필승조에서 핵심적 징검다리 역할이 기대된다.
롯데 유격수 박승욱(30)도 스토리가 축적된 선수다.
KT에서 방출된 뒤 롯데 마무리 캠프에서 보장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간절했고, 결국 계약에 성공했다.
"매일 1%씩 성장하려고 발버둥 쳤다"는 서튼 감독의 설명. 그 집념이 꽃을 피웠다. 이학주의 부상 공백을 틈 타 개막전 주전 유격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다. 결승 2루타 등 2타점과 안정적인 수비로 눈도장을 찍었다. 다시 그라운드에 선 서른살 유격수의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LG 투수 김진성(37) 역시 기대되는 방출 이적생이다.
출발이 좋다. 5일 고척 키움전 이적 후 첫 구원 등판에서 1이닝을 2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로 막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4㎞를 찍을 만큼 힘이 있었다.
6일 키움전에서도 김진성은 선발 손주영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연이틀 퍼펙트로 지우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방출 이적생 돌풍. 갑작스러운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겨울, 2년간 축적된 코로나19 여파 속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된 각 구단들은 앞다퉈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정된 자원으로 미래가 담보된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올시즌 후 시작되는 샐러리캡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눈물의 이별은 불가피 했다.
실력이 여전한 베테랑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전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선수가 수두룩 했다. 하지만 그나마 위축된 시장 속에 최종 선택을 받은 선수는 많지 않았다.
방출 이적선수의 활약을 지켜본 한 구단 관계자는 "방출을 결정할 당시 구단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었다. (활약할 거란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코로나 특수상황이 만들어낸 방출 이적생들의 신데렐라 스토리.
"다시 야구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던 간절함이 리그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노장들이 새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는 노경은의 말처럼 포기란 단어 앞에 외롭게 선 무수한 좌절을 향한 멋진 이정표가 될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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