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후배들에게 커피차 선물한 박민우.
NC 다이노스의 간판스타 박민우는 최근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박민우는 지난 4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거의 10개월 만에 밟은 1군 그라운드였다.
프로 데뷔부터 큰 어려움 없이 '탄탄대로'만 걸어오던 박민우. 지난해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전국민이 고통받는 상황 속에,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을 먹다 다른 팀 선수들에게까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고 말았다. 박민우 등 NC 선수들의 잘못된 판단에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벌은 컸다. 무려 97경기를 뛰지 못했다. 프로 선수가 1년 가까이 쉰다는 건 자신의 야구 인생에 엄청난 악재다. 여기에 징계도 징계지만, 잘못된 술판을 벌인 선수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다. 복귀 과정 집중 포화를 맞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부담감이 커서였을까. 야구도 잘 안됐다. 복귀 후 삼성과 치른 2경기에 모두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9타수 무안타였다. 조급한 면도 보였고,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상대 호수비에 막히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프로 통산 타율로 치면 현역 선수 중 2, 3위를 다투는 타자에게 9타수 무안타는 치욕일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박민우는 2군 선수들의 훈련장에 4일 커피차를 보냈다. 자신이 1군에 올라오는 날이었다. 자신 챙기기에도 정신이 없을 시점에, 성의를 보였다.
다치지 않았다면 2군에 갈 일이 없었던 박민우는, 이번 복귀를 위해 2군에서 훈련과 경기를 했다. 2군에서 고생하는 후배들의 모습을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자신만 1군에 올라가는 게 미안한 마음에 커피 선물이라도 하고 싶었다는 게 NC 관계자의 설명이다.
NC 관계자는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렇고, 2군에서 같이 고생한 후배들을 위해 준비했다고 하더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하는만큼 빨리 1군에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