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번트를 댔다. 그것도 2회 첫 타석에서 그랬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다.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 4번 박동원이 사구로 출루해 무사 1루가 됐다. 5번 최형우가 번트 자세를 취하더니, 상대 선발 김민우가 던지 초구 직구에 방망이를 살짝 갖다 댔다. 공으로 3루쪽으로 굴러가 내야 안타가 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최형우가 프로에서 기록한 첫 번트 안타라고 했다.
이전에 총 4번의 희생 번트가 있었다. 마지막이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 2010년 8월 31일, 대구 KIA전이었다. 무려 12년 만에 시도한 번트다.
무사 1,2루.
그런데 다음 타자 소크라테스가 때린 내야 땅볼을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뒤로 흘려, 2루 주자 박동원이 홈까지 들어왔다. 1-0. 한화 내야진은 무엇인가에 홀린 듯 했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7번 황대인이 좌월 3점 홈런을 날렸다. 순식간에 4-0이 됐다. 최형우의
프로 첫 번트 안타가 불러온 나비효과일까.
핵심타자인 최형우는 시즌 초반 부진했다. 김종국 감독은 "장타가 줄어 아쉽긴 해도 출루율은 꾸준하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했지만, 타석에서 예전같은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박동원이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하면서, 4번 타자 역할까지 넘겼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초반 기회를 살리기 위해 번트를 대고, 내야안타를 뽑았다.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데 기폭제가 된 번트 안타다.
KIA는 흔들리는 상대 선발 김민우를 확실하게 공략했다. 5-0으로 앞선 5회초 연속안타로 1점을 추가하고, 1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가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5회초 5점을 뽑아 10-0.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13대2 완승.
KIA 선발 한승혁은 6이닝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KIA는 1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또 황대인은 6타점을 쏟아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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