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8이닝 쾌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무너졌다.
'신인왕' 이의리(20·KIA 타이거즈)가 또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의리는 1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7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8실점(4자책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KBO리그 데뷔 후 이의리가 3이닝 투구에 그친 것은 몇 차례 있었지만, 8실점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데뷔 후 가장 부진했던 2021년 5월 6일 롯데전(3이닝 4안타 1홈런 3볼넷 5탈삼진 6실점 3자책점)보다 좋지 않았다.
이날 이의리는 총 76개의 공 중 58개를 직구로 채웠다. 변화구 컨트롤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커브(스트라이크 7개, 볼 6개), 슬라이더(볼 3개), 체인지업(스트라이크 1개, 볼 1개) 등 변화구 18개를 섞었으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은 공은 절반이 안되는 8개에 불과했다. 지난해 연마해 결정구로 활용했던 체인지업 제구가 시즌 초반 잘 이뤄지지 않았던 부분을 고려해 커브 위주로 타이밍을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제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주무기인 직구도 마찬가지였다. 최고 구속은 150㎞, 평균 구속은 145㎞였으나, 구위가 좋다고 보긴 어려웠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47%에 그쳤다.
제구가 잡히지 않으니 경기 운영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뒤 박병호에 투런포를 맞은 것은 불운으로 치부할 만하다. 하지만 2회초 야수 실책과 연속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에서 잇달아 탈삼진을 뽑아내면서 위기를 돌파할 것처럼 보였지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실점이 늘어났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3회초 역시 투 아웃까지 만들어놓은 뒤 연속 안타를 내준 것도 아쉬웠다.
이의리는 지난해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앞세워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 국가대표까지 승선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손가락 물집으로 이탈해 뒤늦게 1군에 합류, 뒤늦은 출발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담대함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개막 후 한 달 여 동안 제구 불안에 시달리면서 자신감도 조금씩 하락하는 모양새다.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신인왕의 모습에 KIA 벤치의 머릿 속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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