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물가 오름폭이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12일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당분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민감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3% 급등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상승 폭은 전달의 8.5%보다 둔화했으나 시장에서 예상한 8.1%를 웃돈 데다 40년 만의 최대 기록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보다 0.6%, 작년 같은 달 대비 6.2% 올라 시장 예상치인 0.4%와 6.0%를 모두 상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정점론이 탄력을 받기 힘들게 됐다"며 "이는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50bp 금리 인상) 기조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와 완화 증거를 원한 금융시장 입장에선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기대만큼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완화할 수 있다는 증거가 별로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근원물가 안정이 기대보다 매우 더딘 속도로 진행될 수 있고 연준의 긴축 강도가 더 거세질 수 있는 우려가 여전하다"며 "지표에 따라 연준의 75bp(=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열려 있으며 인플레이션 완화의 명확한 증거를 얻기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2% 떨어진 31,834.11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5% 밀린 3,935.1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8% 하락한 11,364.24로 각각 마쳤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가 반등해 장중 12bp(=0.12%포인트)가량 오른 2.74%까지 치솟으면서 고강도 긴축 우려를 다시 반영했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를 돌파했다가 전날보다 6bp가량 하락한 2.92%로 마쳤다.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주식 전략가는 S&P500지수가 단기간에 3,700까지 저점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미국 뉴욕 증시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변동성 확대로 낙폭을 확대했고 인플레이션 우려에 달러는 강세를 보인 만큼 당분간 인플레이션 이슈에 민감한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으나 시장 기대 수준에 미흡했다"며 "이에 실망한 매물이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고점 부근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연준이 더 강력한 긴축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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