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할대 최저 타율 타자를 4번 타순에 넣는 팀이 있을까.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런 팀이 있다. LA 다저스는 팀내 최저 타율을 기록 중인 맥스 먼시를 꾸준히 4번 타자에 기용하고 있다.
먼시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4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올렸다. 3차례 출루하고 2번 홈을 밟았으니 제 몫을 한 셈이다.
하지만 4번 타자로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활약이다. 올시즌 내내 그렇다. 이날 현재 타율 0.144(90타수 13안타)는 팀내 꼴찌다. 규정타석을 넘긴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174명 중 173위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외야수 트렌트 그리샴도 타율 0.144(104타수 15안타)인데, 2모 차로 먼시에 뒤져 전체 최하위로 떨어지는 불운을 안았다.
다저스는 왜 먼시를 꾸준히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것일까. 먼시는 올해 29경기 가운데 최근 3경기를 포함해 17경기를 4번, 12경기를 5번 타순에서 쳤다.
먼시는 팀내 최고의 거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4시즌 중 3시즌서 30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4년 합계 홈런은 118개로 팀내 1위다. 단축 시즌인 2020년에도 58경기에서 12홈런을 날렸다.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다.
시즌 한 달이 넘도록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먼시를 4번 또는 5번 타자로 꾸준히 출전시키는 이유는 장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건 맞혀도 빗맞힌 타구가 많다는 뜻이다. 스탯캐스트 기록으로 그대로 드러난다. 타구 평균속도는 지난해 91.2마일에서 올해 88.1마일로 줄었다. 스윗스팟 비율은 34.9%에서 27.3%,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도 46.6%에서 39.4%로 각각 감소했다.
그런데 먼시는 특이하게도 27개의 볼넷을 얻어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안타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볼넷의 제왕'이라는 워싱턴 내셔널스 후안 소토보다 2개가 많다. 5월 들어 4안타를 쳤는데 볼넷은 11개나 얻어냈다. 반면 삼진은 24개로 볼넷보다 적다. 덕분에 출루율은 0.347로 '당당히' 3할대다. 144명 중 47위로 상위권이다.
하지만 먼시의 이러한 '기이한' 타격 기록은 결코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장타가 안 나오고 클러치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팀내에서 3홈런은 공동 3위, 11타점은 8위다. 4번 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이날 필라델피아전을 맞아 다저스는 먼시의 버블헤드를 입장 관중에 나눠줬다. 먼시는 LA 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작년까지 보여준 활약을 팬들은 잊지 않고 있다"며 "동시에 내가 더 좋아지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나도 더 좋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는 걸 본인도 잘 알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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