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난 수비 방해라고 생각했다. 주루선상이라도 수비가 우선 아닌가."
타구가 심판의 발에 맞으면서 그 자리에 멈춰섰다. 공을 잡으려던 유격수와 2루로 달려가던 주자가 쿵, 하고 충돌했다.
3일 잠실구장 7회초 상황이다. '유격수 레전드' 류지현 감독은 상황을 어떻게 인식했을까.
"난 수비방해라고 생각해서 (심판과 얘기하러)나갔다. 주루선상이었지만, 공을 잡기 전이었고, 수비수가 우선이니까. 심판은 공이 움직이지 않고 멈춰있는 상황이라 '수비수 우선'이라 보긴 어렵다고(인플레이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당시 SSG 김민식의 타구는 투수 강습. 켈리의 글러브를 스친 뒤 2루 방향으로 빠질 듯한 타구였다. 하지만 타구가 2루심의 다리에 걸렸고, 규정상 심판은 무생물로 취급해 인플레이가 이어진다. 하필 공이 구르다 멈춘 곳은 2루 주자의 주루선상. 2루 바로 앞이었다.
오지환이 허리를 굽혔지만 공을 아직 잡지 못한 상황에서 2루로 달려오던 크론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크론의 침착한 대처도 눈길을 끌었다. 크론(113㎏)의 체중은 프로필상 오지환(80㎏)과 30㎏ 이상 차이가 난다. 오지환은 마치 벽에 부딪힌 모양새로 그 자리에 나동그라졌고, 크론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크론은 뒤따라온 LG 2루수 서건창이 공을 줍는 것을 포착하고 재빨리 2루를 밟았다. 서건창이 뒤늦게 그를 태그했지만, 이미 늦었다. 류 감독은 심판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지만, 수비 방해 판정을 받진 못했다. 심판과 별개로 크론은 오지환을 포옹하며 미안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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