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4연승, 6연승 내가 다 끊었는데…오늘은 연패를 끊어서 기분좋다."
동료들의 물보라가 임기영(29)을 덮쳤다.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래 5년간 평균 7승을 거뒀던 마운드의 대들보. 올해는 유독 고전한 끝에 8경기만에 첫승을 거둔 만큼 축하도 격했다.
KIA는 9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5대1 완승을 거뒀다.
최근 3연패(4G 1무3패)도 끊고, 올해 LG전 1승5패의 절대 열세도 조금은 벗어던진 기분좋은 승리. 이날 KBO 5월 월간 MVP로 확정된 소크라테스가 이를 자축하듯 연타석포를 쏘아올리며 분위기를 한층 흥겹게 했다. 임기영도 5⅔이닝 5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장현식 이준영 전상현으로 이어지는 계투도 완벽했다. 마지막 순간 LG의 '잠실 빅보이' 이재원이 영패를 저지하는 솔로포를 날렸지만, 승패에는 영향이 없었다.
경기 후 만난 임기영은 "그 동안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며 답답했던 속내를 드러냈다. 이날도 퀄리티스타트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 장현식에게 마운드를 넘겨야했다.
"그동안 연승이 내가 등판한 날 끊기곤 했다. 오늘은 첫승을 해서 좋고, 연패를 끊어서 더 좋다. 컨디션이 너무 좋다보니 3회까지 너무 힘으로 던지다가 4회부터 갑자기 지쳤다. 그래도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다. 야수들도 초반부터 홈런을 치면서 힘을 실어줬다. (류)지혁이를 비롯해서 수비도 정말 좋았다. 나도 그만큼 더 집중해서 던졌다. 점수 냈는데 바로 실점하면 맥이 빠져버리니까."
임기영은 군입대를 앞두고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첫해인 2017년 선발로 깜짝 발탁돼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올렸고, 이후에도 2019년(2승)을 제외하면 매년 8승 이상을 올렸다. 올해가 유독 늦은 것.
이에 대해 임기영은 "내가 못 던져서 그런 것"이라며 웃은 뒤 "그래도 아직 괜찮다. 안 좋은 시기를 넘겼고, 더 욕심부리지 말고 지금처럼만 던지고자 한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다음 경기가 NC 다이노스전인데, 올해 NC한테도 한방 맞았다(5월 21일, 3⅓이닝 5실점). 이젠 맞지 말고 돌려주려고 한다."
임기영은 동료들이 쏟아낸 물폭탄에 대한 감상을 묻자 "도망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더 많이 맞을 것 같아서 그냥 맞았다"며 활짝 웃었다. '승리자'의 기분을 만끽하는 표정이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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