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윤영욱) 학부생들이 북한의학학술지를 분석해 북한에서 모성보건을 다루는 모체태아의학이 중요한 의제임을 확인했다.
지난 2월 고대의대를 졸업한 박예주·김재우씨는 의학과 4학년인 지난해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 연구팀 학생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북한의학학술지 '소아·산부인과'에 5년간 실린 논문 949편을 분석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코드(KCD 코드), 질병명, 과 분류, 연구 주제, 연구 분류를 추출했다.
전체 논문 949편 중 절반 이상이 산부인과 영역 연구(494편, 52%)였으며, 소아과는 366편, 유방외과는 88건이었다. 산부인과 영역 중 모체태아의학 분과(257편, 52%)가 가장 많았으며, 5년간 모체태아의학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북한 보건의료 사회에서 모성 보건을 다루는 모체태아의학이 주요한 의제임을 시사했다. 이 가운데 자연분만을 주제로 한 논문이 26건으로 가장 많아 북한에서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소아과 영역에서는 소아소화기영양, 알레르기 및 호흡기와 소아심장 분과가 가장 높은 분포를 보였는데 이 세 분과에 속한 논문들은 소아과 논문의 58.4%에 해당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소아들에게서 소화계통, 호흡계통, 순환계통의 질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질병 부담을 일으킴을 확인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연구 주제는 설사, 선천성 심질환, 폐렴, 영양결핍, 기관지염으로, 결과 영양결핍의 치료에 대한 논문의 빈도가 높은 것은 북한에서 소아 영양결핍이 여전히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소아과, 산부인과라는 특정 분야를 범주로 연구함으로써 북한의 모자보건에서의 질병 현황과 질병 부담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또한 북한의 소아, 산부인과 영역에서 이루어진 연구 현황을 분석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5년간 출판된 논문을 분석해 그 안에서 시계열적 변화도 보여줬다.
공동 1저자인 박예주·김재우씨는 "기존 북한의 보건 의학적 연구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 내부의 실질적인 질병 수준과 의학적 과제들을 즉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연구에 활용한 학술지는 북한 연구자들이 작성한 논문을 모아 북한에서 발행한 것으로 북한 보건의료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이 반영된 의학적 과제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안기훈 교수는 "북한의학학술지에서 모체태아의학이 가장 많이 연구됐다는 결과를 통해 북한에서 모성보건이 가장 큰 보건 의학적 과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번 연구와 같은 모자보건학적 접근으로부터 확장해 남북간 의학적 상호 교류 관계를 유지하고 상이한 남북 보건 상황에 대한 이해가 도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모자보건학회지' 4월 호에 '북한의 여성과 아동의 질환에 대한 연구 현황 분석: 학술지를 통한 문헌분석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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