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을 때 아시아 선수들은 보통 싸움 중심에서 벗어나 있다.
27일(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시즌 8차전 도중 올시즌 가장 혼탁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전날 몸쪽 공에 위협을 느낀 마이크 트라웃이 시애틀 선수단을 향해 한 마디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
2회초 시애틀 공격 때 선두 제시 윈커가 에인절스 선발 앤드류 완츠의 초구 91마일 직구에 왼쪽 엉덩이를 맞았다. 완츠가 구심의 저지에도 불구, 포수 맥스 스타시와 몇 마디를 주고 받은 뒤 3루쪽 에인절스 더그아웃에서 야유가 쏟아지자 곧바로 돌진해 충돌이 시작됐다.
양팀 선수들이 더그아웃과 불펜에서 쏟아져 나왔고,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치들까지 뒤엉켜 주먹을 교환하는 과격한 몸싸움이 두 차례 벌어졌다. 약 4분 가까운 몸싸움이 끝나고 8명이 퇴장 조치를 받았다. 에인절스는 필 네빈 감독과 라이셀 이글레시아스, 라이언 테페라, 완츠, 시애틀에서는 스콧 서비스 감독, 윈커, 훌리오 로드리게스, J.P. 크로포드가 퇴장 조치를 받았다. 물론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도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어디 있었을까.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 선수는 직접이든 간접이든 몸싸움에 가담해야 한다. 그게 불문율이며, 내규에 강제 조항으로 둔 구단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큰 부상이 아닌 한 더그아웃이나 불펜에 그대로 남아 있는 선수는 없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1회말 첫 타석에서 불넷을 기록한 오타니는 2회초 수비 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몸싸움이 시작되자 동료들과 함께 뛰쳐 나갔다. TV 중계 화면에 오타니의 모습이 잡혔는데, 몸싸움 주변에서 동료들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물론 직접 몸싸움에 가담할 상황이나 이유는 없었다.
두 팀간 벤치 클리어링과 관련해 징계를 받은 아시아 선수는 박찬호가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1999년 당시 애너하임 에인절스전에서 박찬호는 투수 땅볼을 치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상대 투수 팀 벨처와 시비가 붙어 '이단 옆차기'를 포함한 격렬한 몸싸움을 전개했다. 당시 박찬호는 싸움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며칠 뒤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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