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팬을 위하는 마음, 은퇴식에서 기어코 울어버린 박용택의 마음. 후배들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9차전. 이날은 LG 레전드이자 프랜차이즈 역사상 3번째 영구결번, 'No.33'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했다.
박용택은 뜨거운 인기만큼이나 별명이 많은 선수다. 그 스스로 "가장 편하게 다가올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28명의 LG 선수들은 모두 박용택의 별명 중 하나를 택해 등에 달고 뛰었다. 박해민은 '눈물택' 오지환은 '소녀택' 김현수는 '용암택' 하는 식이다.
초반 기선을 제압한 유강남은 '팬덕택', 그리고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타를 때려낸 채은성의 선택은 '울보택'이었다.
'영구결번 레전드'의 가는 길에 찬물을 뿌릴 순 없었다. 이날의 선발투수는 박용택의 휘문고 13년 후배 임찬규. 경기전 박용택에게 "야구 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던지겠다"며 결연하게 다짐했던 임찬규는 매회 선두타자를 내보내는 위기 속에도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롯데는 5회, LG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롯데는 7회초 LG 정우영을 상대로 정 훈이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LG는 7회말 2사 2,3루, 롯데 구승민을 상대로 채은성이 중견수 쪽 펜스를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롯데 중견수 피터스가 전력질주, 마지막 순간 공을 향해 정확하게 뛰어올랐지만, 롯데의 승리는 피터스의 손끝을 살짝 비켜갔다.
마침 박용택이 꼽은 LG의 4번째 영구결번 후보 오지환이 쐐기타를 추가하며 4대1 승리를 따냈다. 하나로 모인 팬들의 마음씀에 울보가 된 박용택의 마음 그대로, 하나로 똘똘 뭉친 LG 선수들의 마음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날 잠실구장을 올해 첫 매진시킨 2만3750명 야구팬들의 마음 또한 하나였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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