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FC의 최근 상승세가 놀랍다.
수원FC는 1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에서 4대3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수원FC는 창단 첫 서울전 승리에 성공하며, 최근 6경기서 5승1무라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6경기서 무려 승점 16점을 챙긴 수원FC는 11위에서 6위까지 순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2년 연속 파이널A행의 가능성을 높였다.
2021시즌과 묘한 닮았다. 지난해 승격한 수원FC는 1부리그의 벽을 실감했다. 최하위를 전전했다. A매치 휴식기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핵심은 전술 변화였다. 수원FC는 3-5-2 카드를 플랜A로 바꿨다. 밀당으로 라스의 의지를 깨운데 이어, 파트너를 붙여줘 전술적 지원에 나섰다. 여기에 무릴로-이영재-박주호로 이어지는 환상의 '스리미들'을 구축하며, 수원FC식 '역습 축구'가 완성됐다. 후반기 엄청난 기세를 올린 수원FC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에 이어 팀 최다득점 3위에 오르며, 창단 첫 파이널A 진입에 성공했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수원FC는 부상자가 속출한데 이어, 수비까지 흔들리며 11위까지 추락했다. A매치 휴식기, 수원FC는 4-4-2전형으로 변화를 꾀했다. 수비가 몰라보게 안정감을 찾았다. 최근 6경기에서 4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 앞선 15번의 경기에서 단 2번의 무실점 경기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수비가 좋아지자 버티는 힘이 생겼고, 그러면서 팀 전체가 힘을 얻는 선순환을 이어갔다. 특유의 공격축구는 여전하다. 수원FC는 31골로 울산 현대와 함께 시즌 K리그1 최다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김도균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기민한 전술 변화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는데 능한 지도자다. 이를 위해 변화를 택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라스, 이승우, 무릴로의 공존을 위해 4-2-2-2 형태로 허리진을 운영했고, 정재용의 부활과 함께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필요하면 모험적인 수도 쓴다. 신세계의 센터백 전향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뛰었다. 김 감독은 신세계의 투쟁적인 면모와 의외의 점프력을 눈여겨 보고 포백의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수원FC는 신세계가 중앙 수비수로 뛴 두 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재활공장장'의 면모도 여전하다. 지난 시즌 라스, 무릴로 등을 부활시켰던 김 감독은 유럽에서 실패를 거듭하던 '코리안 메시' 이승우를 리그 특급 선수로 바꿔놨고, 왼쪽 풀백 박민규를 A대표급 선수로 성장시켰다. 김건웅도 포백에도 능한 수비수로 바꿨고, 정재용도 좋았던 시절의 모습을 회복시켰다. 수원FC는 지난 2년간 스쿼드가 좋아졌지만,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선수는 거의 없었다. 이름값은 있지만 내리막을 타던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주로 영입했다. 김 감독의 손길 속 살아난 선수들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원FC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K리그 1부 순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김도균 매직'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