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꿈은 '플레이오프 무대를 한번 더 밟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을야구 탈락'이란 냉혹한 현실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롯데는 올해 유독 우천 취소와 인인이 없었다. 지난주까지 127경기를 치렀다. 돔구장을 홈으로 쓰는 키움 히어로즈(128경기)와 비슷하다.
정규시즌 단 17경기를 남겨운 롯데의 현 주소는 55승68패4무로 7위. 5강의 끝자락을 지키고 있는 KIA 타이거즈와는 무려 7경기 차이다. 현재 탈락이 확정된 팀은 10위 한화 이글스 뿐이지만, 롯데에게도 점점 압박감이 밀려온다.
우승이 확정되는 경기 수를 가리키는 '매직 넘버'에 대응하는 말로 '트래직 넘버'가 있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는 경기수를 가리킨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더라도, KIA가 일정 이상 승수를 올리면 뒤집기가 불가능하다. 롯데의 패배가 쌓일 때도 숫자가 하나씩 줄어든다.
롯데는 최근 3연패, 9월 들어 3승6패의 부진에 빠져있다. 남은 경기에서 기적 같은 17연승을 달리더라도, KIA가 남은 20경기에서 12승만 올리면 가을야구가 좌절된다.
올시즌을 이끌어온 찰리 반즈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반즈는 시즌초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한 결과 리그 최다 이닝(177⅔이닝)을 기록중이다. 그 피로는 최근 3경기 연속 5이닝 이하 투구라는 현실로 나타났다.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 댄 스트레일리와 잭 렉스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재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성적을 제외하면 희망이 보인 한 해였다. 지난해 깜짝 승리요정이었던 이인복이 선발 한자리를 확실하게 꿰찼고, 나균안도 전천후 마당쇠를 거쳐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서준원 고승민 이민석 등 투타 유망주들의 잠재력도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를 볼 수 없다. 2006, 2010년 타격 트리플크라운(타율 홈런 타점 동시 1위)을 달성했고, 특히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관왕을 휩쓴 위대한 타자다. 2001년 데뷔 이래 롯데에서만 17시즌 동안 활약했다.
하지만 롯데에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건 손에 꼽는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8~2010년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양승호 전 감독이 이끈 2011년이 유일한 플레이오프 경험이다. 이후 일본과 미국을 거쳐 롯데에 복귀한 첫해인 2017년 다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그 위로는 올라가지 못했다.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1999년, 우승은 1992년이 마지막이다. 올해도 탈락할 경우 2018년 이래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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