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수많은 이들의 '인생작'이다. 탈영병들의 이야기 속 재미를 넘어 감동과 현실을 알게 하는 순기능의 드라마였고, 시청자들의 마음에 여전히 회자되는 명작. 여기에 시즌2의 확정 소식까지 전해지며 'D,P.'를 인생작으로 꼽았던 모든 이들의 마음에 다시 한 번 떨림을 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는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원작자인 김보통 작가가 극본을 함께 썼고, '뺑반', '차이나타운'을 만들어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던 한준희 감독의 첫 드라마 시리즈 연출작으로 시청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준 바 있다. 공개된 이후에도 각계 각층의 인사들의 인생 드라마가 됐고, 급기야 시상식을 휩쓸며 지난해 최고의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제1회로 열렸던 청룡시리즈어워즈의 첫 최우수작품상 주인공이기도 했던 'D,P.'의 주역들은 수상의 기쁨이 채 가시기 전, 한 자리에 모여 그날의 기억들을 돌아보기도. 현재 시즌2를 열혈 촬영 중이라는 이들은 바쁜 촬영 일정 속에서도 'D.P.'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설렘 그 하나만을 가지고 카메라 앞에 섰다. 시상식장 무대 위에서 한준희 감독은 정해인의 이름을 언급해며 "정해인이 배우님이 이 시나리오를 집지 않았다면, 이 작품은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거다"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이에 구교환도 인터뷰에 임하며 "'D.P.'는 사실 정해인의 얼굴로 시작해 얼굴로 끝나는 작품인데, 정해인 씨가 없었다면 'D.P.'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너무 멋진 수상소감이었다"고 자신의 생각을 내놨다. 정해인도 이 소감에 대해 다시 복기하며 "시즌2를 보시면 아실 수 있을 거다. 안준호로 시작해 한호열로 마지막 인사를 한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D,P,'는 실제로 많은 이들이 모여 치열하게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한준희 감독은 "결과가 좋지만, 과정에선 힘든 촬영이 많았다. 작품을 보면 힘들었을 것 같은 부분들이 보이실텐데, 그런 부분들을 같이 넘어온 기분이 있다. 계속해서 제작진만의 문제가 아니라, 배우들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동의를 해주고, 서로 격려하며 함께 가는 것 같은데 'D.P.' 시즌1을 찍을 때에는 '이 작품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어떤 목적과 목표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것 같은데, 다른 생각을 할 필요 없이 그렇게 만들어주신 변승민 대표님(클라이맥스 스튜디오)과 배우들의 공이 저에겐 너무 컸다"는 소감을 밝혔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이제는 서로의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는 정해인과 구교환부터, 한준희 감독, 그리고 변승민 대표까지 네 사람의 합을 넘어 전체 'D.P.' 팀의 케미스트리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구교환은 "감독님께서 저희 둘(정해인, 구교환)에게 신뢰를 주시는 것 같다. 어떤 신을 진행하고 현장을 보시고는 대본을 고쳐쓰셔서 저희에게 전달하실 때가 있는데 그런 대본에 저희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 그렇게 해주시는 것 같다. 그걸 했을 때에도 우리 둘은 재미있게,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해인 배우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준다"고 했고, 정해인도 "꼭 대본대로가 아니라 현장에서 바뀌는 게 있는데, 감독님과 저희가 얘기를 많이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신이 나올지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제작하는 이들의 만족감도 높았다. 한준희 감독은 공을 두 배우에게 돌리며 "생각했던 그대로, 그 이상이었다. 이 배우들이 와서 제 머릿속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아지게 만들어줬다. 그러기 위해 저희가 실사 영화를 찍는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제 예상보다 두 분의 모습이 다채로웠고, 우리 작품도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족도가 높았던 작품, 여기에 시즌2까지 동일한 키스태프와 함께한다는 점에서도 'D.P.'의 최우수작품상 수상 의미는 충분했다. 변승민 대표는 'D.P.'가 갖는 의미에 대해 "온전하게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 기쁨'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게 팀워크고, 팀워크가 존재하는 현장은 이렇게 즐겁구나"를 알게 된 작품인 것. 앞으로 그가 만들어갈 모든 작품들에ㅅ서도 창작의 기준이 될 작품 역시 'D,P.'가 될 전망이다. 한준희 감독도 "저에게 'D,P.'는 좋은 동료들"이라며 "촬영이 끝나는 날 구교환 배우가 '시즌2 하고 싶어요'라고 했는데, 정말로 결정이 되고, 키스태프도 모두 동일하게 간다. 이런 과정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고 했다.
배우들에게도 'D,P.'는 특별하다. 구교환은 "실존인물들처럼 한호열과 안준호가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 극 안에서의 체험을 넘어서 지금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라 삶과의 분리가 안 된다"고 했다. 정해인은 "'D.P.'는 제가 연기라는 것을 하는 직업인으로서 제 스스로에게 굉장히 큰 변곡점이었던 것 같다. 그 기회를 대표님과 감독님이 제게 주셔서 저에겐 큰 행운이다. 덕분에 좋은 사람들과 작품을 하고, 상도받고, 인터뷰도 하고, 행운이었던 것 같다"며 의미를 더했다.
'D.P.'는 내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 시상식장에서 깜짝 스포일러를 펼쳤던 정해인은 "조금만 더 풀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누가 탈영할지 모르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또 "계급의 변화가 있다. 저도 일병이 됐고, 한호열도 병장이 됐으니 차이점이 있다. 게급이 올라감에 따라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후임이 생기는 변화들을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최우수작품상 수상을 발판 삼아 'D.P.'는 또 달려나간다. 변승민 감독은 수상의 의미에 대해 "두 번째 이야기를 준비 중인데,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자신감 있고, 고민은 하되 망설이지 말고 만들라는 응원 같았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다는 느낌을 받아서 의미가 깊었다"고 밝히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