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청사진을 그렸다.
베테랑-신예가 조화를 이루는 '팀 퍼스트'를 기조로 두고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와 멀티 포지션, 무한경쟁 등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지난해 9위에 그치며 처진 팀 분위기를 쇄신함과 동시에 그동안 베테랑 위주라는 인식이 강했던 팀을 좀 더 역동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KIA는 올 시즌 분위기 면에선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장 김선빈(33)을 필두로 최형우(39) 나성범(33) 양현종(34) 등 투타 베테랑들이 앞장서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동안 KIA에서 보기 힘들었던 더그아웃 홈런 세리머니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이 전면에 서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다. 김 감독 체제에서 KIA는 그동안의 묵직했던 팀 문화가 바뀌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KIA 벤치의 운영은 이런 선수단 분위기와 달리 경직된 측면이 적지 않았다. 김 감독 취임 후 '작전야구'에 대한 기대는 적지 않았지만, KIA의 전반적인 운영은 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KIA의 라인업 개수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 수(97개)에 머문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5할에 못 미치는 승률로 진출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선발 투수 두 명을 붙이는 1+1 전략을 승부수로 들고 나?陸嗤? 야수 라인업이나 구성, 운영은 정규시즌과 차이가 없었다. 총력전을 예고했음에도 승부처에서 대타 카드를 적극적으로 내지 못한 부분이나, 1점차 승부에서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투수를 내세운 점도 곱씹어 볼 만하다.
김 감독 취임 때만 해도 KIA 팬들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현역시절에 이어 지도자 생활까지 타이거즈에서만 보낸 '원클럽맨'인 그가 확실한 색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돌아보면 김 감독의 데뷔 시즌은 '초보'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팀 분위기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선수들을 믿고 이끄는 전략을 택했지만, 정작 자신이 그린 그림에 색깔을 제대로 입히지 못하는 결과로 귀결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김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마치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 부분이 미흡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많은 경험이 됐다"고 덧붙였다.
새 시즌 김 감독과 KIA를 향한 잣대는 좀 더 냉정해질 수밖에 없다. '초보' 꼬리표를 떼고 투자의 성과를 내야 하는 시즌이라는 점에서 전체적인 기준점이 높아지는 건 불가피하다. 패배라는 비싼 대가를 치른 김 감독이 그 안에서 교훈을 찾아 KIA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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