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3유간에선 날렵했지만, 마운드 위에선 뜻밖에도 묵직했다. 롯데 자이언츠 배성근이 투수로 변신했다.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 교육리그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전 4회, '투수' 배성근이 등장했다.
7회까지 진행된 이날 경기에 롯데는 7명의 투수가 1이닝씩 나눠 던졌다. 배성근은 김동우-김승준-경우진에 이어 롯데의 4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교육리그의 특성상 적극적인 투타의 만남이었다. 배성근은 총 5타자를 상대하며 12구를 던졌다. 결과는 1안타 1볼넷 1실점.
배성근은 첫 타자 엄태경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했다. 엄태경은 다음 타자 안익훈의 1루 땅볼 때 3루, 한석현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았다. 마지막 타자 김주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배성근의 이닝은 끝났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성근은 9월 중순부터 투수 전향을 꾸준히 준비했다. 지난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교육리그에서 첫 등판을 소화했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은 148㎞에 달했고, 1이닝 무실점이었다.
주전 유격수가 부족한 롯데의 현실에서 배성근의 투수 도전은 아쉬움이 있다. 배성근은 적어도 기본적인 수비 범위와 어깨를 갖춘 유격수였다. 배성근이 이탈한 이상 롯데의 유격수 자원은 이학주 박승욱 둘만 남게 됐다. 김민수나 이호연은 전문 유격수로 보기엔 부족하다. 나머지는 한태양 김세민 김서진 김용완 정대선 배인혁 등 올해와 내년 신인들 뿐이다. 올겨울 FA 유격수 김상수(32)와 노진혁(33)은 이학주와 동갑이거나 더 나이가 많다.
어느덧 27세가 된 배성근으로선 해볼만한 도전임은 분명하다. 올해 1할2푼8리(39타수 5안타)까지 추락한 타격 침체가 워낙 심각했고, 팀내에 어린 유격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성근은 허문회 전 감독 시절인 지난해 2차례 투수 등판을 소화한 바 있다. 삼성 라이온즈(0대12 패)와 한화 이글스(3대11 패) 타선을 상대로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KBO 공식 평균자책점이 0.00인 투수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