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른 스포츠에서도 언더독을 응원 많이 해요."
후반기 키움 히어로즈의 고민은 8회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즌 전 "8회에 많은 상황이 일어난다"라며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던 김재웅을 8회 셋업맨으로 기용했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부재에 경기 막판 뒤집히는 경우가 생겼고, 결국 김재웅에게 뒷문 단속을 맡겼다.
다시 8회의 고민.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때까지도 선발 이후 마무리 이전의 불펜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김동혁(21·키움 히어로즈)의 등장은 그만큼 키움에게 반가웠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7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김재웅은 올 시즌 24경기에 나와 2승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시즌 동안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9월 이후 나선 13경기에서 13이닝 평균자책점 2.77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포스트시즌 김동혁은 키움의 가려운 부분을 완벽하게 긁어줬다. 준플레이오프에 3경기 중 2경기에서 1⅔이닝,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1사 1,3루 위기에서 LG 중심타자 채은성을 상대로 병살타로 이끌어내며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홍 감독은 "올해 초 등판 기회가 많이 없었고 조금 자신감도 좀 떨어져 있었다. 9월부터 본인의 모습을 찾으면서 자신감을 갖게 돼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하고 있었다"라며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있는 투구를 하는 걸 보니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동혁은 "정규시즌에도 그렇고 항상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그게 큰 경기에서도 꾸준하게 나오는 거 같다"라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고 잘 풀릴 수는 없지만, 확률은 높아지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점점 커지는 신뢰에 김동혁은 "가을야구에서 저를 찾아 기용해주셔서 감사한다. 아무래도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가 덜 긴장되고 그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며 "(병살타를 잡을 때에는) 노병오 코치님과 박정배 코치님께서 주자 신경쓰지 말고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빨리 잡으라고 하셨다. 낮게 보고 투구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키움은 '홈런타자' 박병호(KT)가 떠나는 등 전력 유출이 있어 가을야구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다. 가을야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키움을 향해 '언더독의 반란'이라는 수식어가 따라오는 가운데 김동혁은 "항상 다른 스포츠도 언더독을 응원한다. 우리가 열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팀 안에서 상대팀을 이겨나가니 기쁜 거 같다"라며 "SSG는 계속 1위만 했고 강한 팀이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지만, 지금 팀 분위기는 질 거 같지 않다. 그대로 몰아서 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김동혁은 "한국시리즈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똑같이 경기에 임하면서 준비 잘하겠다"라며 "좋은 결과로 높은 곳에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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