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천신만고 끝에 1차전 승리로 76.3%의 우승 확률을 가져온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승장의 표정은 썩 밝지 못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확률은 큰 의미가 없다. 그저 확률일 뿐이고 매 게임 흐름을 읽어 승부처에 승부수를 던지고, 매 게임 그런 계획 속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키움의 심장"이라 표현했던 부동의 에이스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 때문이다.
홍 감독은 경기 전 안우진 손가락 물집 우려에 대해 "1년 내내 걱정이었다. 괜찮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려는 이내 현실이 됐다. 경기 초반 순항하는 듯 했던 손가락이 기어이 탈을 일으켰다. 2⅔이닝 만에 홈런 포함, 2안타 2볼넷 2실점 후 조기강판 됐다. 최고 무기 광속구를 마음껏 던질 수 없었다. 투구수 58구 중 패스트볼은 단 21개 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LG와의 플레이오프까지 꼬박꼬박 6이닝씩을 소화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가을야구가 길어지면서 손가락 상태가 심각해졌다. 벗겨지다 못해 피가 흘렀다. 유니폼에 핏자국이 흩뿌려질 정도였다.
3회 최 정과의 승부 때 5구 연속 변화구만 던지다 6구째 딱 하나 던진 패스트볼을 통타 당했다. 0-2를 허용하는 솔로홈런을 맞았다. 더 버티지 못했다. 양 현에게 마운드를 물려줘야 했다. 팀은 이겼지만 긴 시리즈를 생각하면 개운하지 않았던 장면.
홍원기 감독은 "가운데 손가락 속살까지 보이는 상태다. 내일 지나고 나서 경과를 봐야 할 것 같다"며 "이전과 달리 피까지 나는 상태라 심각한 느낌"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안우진 없이 키움은 '선발왕국' SSG과 7차전까지 가는 선발 싸움에서 버틸 수가 없다. 1차전을 잡고도 사령탑의 얼굴이 밝지 못했던 이유다.
SSG 랜더스 역시 마음이 무겁다. 단지 1차전을 패한 탓 만은 아니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선발진에 비해 아킬레스건인 마무리 쪽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다.
1점 앞선 8회 2사 후 노경은을 투입해 실점을 막았다. 9회도 맡겼다. 하지만 볼넷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끝에 대타 전병우에게 역전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쓰고 싶지 않았던 선발 요원 모리만도 카드까지 투입해야 했다. 그러고도 졌다. 3차전 선발진까지 엉키게 한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김원형 감독은 "잡을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아쉬운 부분은 볼넷이었다"고 복기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지난 31일 미디어데이 때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도 마무리를 누구를 쓸까 고민했는데 결국 상황에 맞게 기용하자고 생각했다"며 집단 마무리 체제를 예고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무거운 숙제를 안겼다. 그나마 앞서 등판한 문승원이나 김택형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 하지만 박빙의 승부 속에 서진용 카드를 선뜻 꺼내지 못한 점은 SSG 벤치 고민의 일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긴 하루, 자욱한 포연 속에 마무리 된 2022년 한국시리즈 1차전. 이긴 자도, 진 자도 마음 편하게 다리를 뻗고 잘 수 없었던 11월의 첫날 밤이었다. 우려했던 양 팀의 아킬레스건 속에 시리즈는 장기화 될 공산이 커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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