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19년 양의지(35)가 두산 베어스에서 NC 다이노스로 이적할 때 야구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당시 'FA 최대어'로 꼽혔던 양의지를 두산이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포수 보강을 노리는 팀들 대부분이 양의지를 주시했다. 이런 가운데 양의지가 수도권 팀이 아닌, 창원에 연고를 둔 NC를 선택했다는 게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두산과 NC 모두 양의지에 120억원에 달하는 총액을 제시했으나, 보장액에서 NC가 앞섰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야 비로소 양의지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프리미엄'은 KBO리그의 선수 수급 때마다 늘 따라 다니는 말. 같은 조건이면 생활 인프라, 교통 여건 등이 좀 더 갖춰진 수도권을 선호해 온 선수의 심리를 빗댄 것이다. 일반 사회에서 빚어지고 있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프로야구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대개 외국인 선수들이 이런 '수도권 프리미엄'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생각이지만, 국내 선수들 사이에서도 '수도권 프리미엄'은 무시 못할 조건이다. KBO리그 1군에서 뛰는 수도권 출신의 한 선수는 "비수도권팀에서 뛴다 해도 다 같은 야구 선후배이기에 뛰는 데 문제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변 환경 문제가 걸린다. 나를 따라올 가족들이 생소한 지역에서 생활하는 어려움도 고려해야 한다. 선수로 '기러기' 생활을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선뜻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도 "같은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수도권 팀에 좀 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국내 선수에겐 수도권 프리미엄 외에 '전력'이라는 또 다른 조건도 붙는다. 야구는 9명이 뛰는 팀 스포츠지만, 개인 성적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다. 아무리 좋은 활약을 해도 팀 전력에 따라 개인 성적이 상승하기도, 때론 하락하기도 한다. '성적이 곧 돈과 선수생명'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전전했던 팀들이 FA시장에서 고전해온 이유도 금액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이번 FA시장은 샐러리캡 상한(114억2638만원)으로 예년과 다르게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올해 각팀 연봉 상위 40인 총액 기준으로 우승팀 SSG 랜더스(248억7512만원)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127억6395만원), NC 다이노스(124억8634만원), KIA 타이거즈(115억6339만원)가 샐러리캡 기준을 넘겼고, 두산 베어스(107억7800만원)와 LG 트윈스(105억3200만원)도 샐러리캡 상한에 근접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고, 최근 수 년간 큰 투자가 없었던 한화 이글스(50억9546만원), 롯데 자이언츠(76억9886만원)의 FA시장 참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전망이 실현될진 미지수. 샐러리캡 제도가 제 기능을 할지가 의문이다. 1차 초과시 초과분의 50%인 제재금을 감수하더라도 지갑을 풀 수 있는 구단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흘러 나왔다. 실제로 시즌 말미엔 이런 관측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팀이 있다는 설도 떠돌았다. '1차 초과분 제재금을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수도권 강팀'이 움직인다면, FA선수들이 시선도 쏠릴 수밖에 없다.
결국 샐러리캡 여유와 단순 투자 만으로 이번 FA시장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은 섣부른 감이 있다. '파격적 조건' 없인 수도권 쏠림을 막긴 쉽지 않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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