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파인터내셔널스타디움(카타르 도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일본이 이변을 일으켰다. 23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E조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것으로 일본은 사상 처음으로 독일에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16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경기장을 찾은 일본팬들은 절실했다. 첫 골을 허용했을 때 다들 좌절했다. 그래도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옆에 앉은 미국인 그레이그는 "일본 팬들의 응원이 대단하다. 지고 있는데도, 점유율도 밀리는데 저렇게 응원하는 것이 인상적이다"고 했다. 바로 옆에 앉은 한 일본인 중년 부인은 절실히 손을 모은 채 경기를 지켜봤다. 곤다 골키퍼가 독일의 슈팅을 선방해냈다.
후반 30분 도안이 골을 만들어냈다. 이어 후반 38분 아사노가 역전골을 넣었다. 일본 팬들은 환호했다. 계속 '닛폰'을 외쳐댔다. 그렇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일본 팬들은 얼싸안고 소리지르며 포효했다. 그 사이 독일 팬들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조용히 퇴장했다. 경기장 바깥은 일본의 축제 현장이었다. 일본 팬들은 모두 얼싸안고 하나가 됐다.
불현듯 4년전 카잔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팬으로 현장에 있었다. 다들 한국이 독일에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나 한국은 보란듯이 독일을 격파했다. 그 경기에서 옆에 앉았있던, '독일 유니폼을 입은 중국인 팬'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독일이 찬스를 놓칠 때면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한스 마이어보다 더 아쉬워했다. 김영권의 골이 VAR을 통해 인정됐을 때는 뮌헨 출신 위르겐 슈미트보다 더 절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손흥민의 결승골이 나오자 온갖 감정이 뒤섞인 얼굴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를 떠올리며 홀로 되뇌었다. "아마도 그때 그 친구 마음이 이렇겠구만." 쓴 웃음을 지었다. 한국에 이은 일본의 독일 격파를 바라보는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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